이게 머니?
이동현 지음 / 부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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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머니?》(이동현 지음)는 단순한 금융 지식서가 아니라, 현대 경제와 사회 속에서 범람하는 신조어와 은유적 표현을 해독하기 위한 ‘경제 언어 사전’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경제·금융 콘텐츠를 제작하며 매일 쏟아지는 뉴스 용어 속에 숨어 있는 비유와 심리적 함의를 독자 친화적 언어로 풀었습니다. 복잡한 이론 대신 “이 말이 실제로 무슨 뜻이고, 내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책은 경제를 몰라도 경제를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금융 문해력 교양서입니다.





책은 4개의 챕터로 나뉘며, 각 장마다 친숙한 단어와 비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동물 관련 비즈니스 용어’를 통해 금융시장과 투자심리를 동물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블랙 스완’, ‘회색 코뿔소’, ‘곰의 포옹’ 같은 표현 뒤에는 ‘예측할 수 없는 충격’, ‘다가오는 위험의 외면’, ‘적대적 인수합병’ 등 냉정한 경제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저자는 경제 뉴스를 읽다 보면 ‘야크털을 깎다’ ‘캐시카우를 키우다’ 같은 문장이 나와도 의미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징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표현력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사고’를 훈련하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시장은 늘 비이성적 존재로, 그 이면에 인간의 본능과 심리가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 장은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2장은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를 통해 인간의 행동경제학적 패턴을 탐구합니다. 나비 효과, 밴드왜건 효과, 스노볼 효과, 붉은 여왕 효과, 메디치 효과, 이케아 효과 등 수십 가지 경제 심리 현상이 나열되는데, 저자는 그 개념마다 실제 사례와 함께 짧고 명료하게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자이가르닉 효과’는 “끝내지 못한 일일수록 더 오래 기억된다”는 심리를 설명하며, 왜 투자자들이 미완성 거래나 실패한 주식을 놓지 못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붉은 여왕 효과’는 “제자리에서 뛰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경쟁의 본질을, ‘밴드왜건 효과’는 ‘모두가 하면 나도 해야 한다’는 군중심리를 통해 버블 형성과 붕괴의 반복을 해석합니다. 이 장을 읽다 보면, 경제가 곧 인간심리의 집단적 표현이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됩니다.





3장은 경제와 금융의 주요 원리, 그 안에서 끊임없이 재현되어온 역사의 패턴을 다룹니다. 복리와 단리, 72의 법칙, 시간 가치의 법칙, 튤립 버블, 매몰 비용의 오류, 하인리히 법칙 등 경제 기초부터 위험관리, 투자철학에 이르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저자는 숫자나 그래프 대신 이야기 중심으로 이 개념들을 설명하며, “돈의 공식보다 돈의 습관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특히 ‘더 큰 바보 이론’이나 ‘깨진 유리창 이론’ 같은 용어는 단순한 투자 실패의 사례가 아니라, 인간이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경제 순환의 심리 구조로 읽히게 합니다. ‘샤워실의 바보’ 같은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이론보다 실행에서 흔히 일어나는 오류를 직시하게 만드는 점 역시 인상 깊습니다.



4장은 ‘현대 경제 사회 트렌드 용어’로,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최신 경향이 어떻게 우리 일상을 바꾸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린오션’과 ‘퍼플오션’ 같은 신경제 시장 전략, ‘레몬 마켓’과 ‘감시 자본주의’ 같은 사회 구조 변화, 그리고 ‘호모 프로스펙투스’나 ‘육각형 인간’처럼 미래형 인간상을 제시하는 개념들이 등장합니다. 저자는 최신 용어들을 단순히 유행 개념으로 소비하지 않고, “경제는 언어이며, 언어를 아는 것은 미래를 읽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트렌드는 삶의 선택지를 변화시키는 신호이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현대인의 생존 능력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책의 강점은 철저히 ‘언어’에 있습니다. 저자는 어려운 전문용어나 영어식 표현을 완전히 제거하고, 그 뜻을 비유와 사례로 번역했습니다. 각 용어는 문장 하나, 그림 하나, 예시 하나로 설명되어 있어, 경제·금융 초심자도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또 각 섹션 끝에는 ‘뉴스 실습’이나 ‘현명한 선택 팁’이 있어 실제 정보를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게 합니다. 금융이란 결국 지식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힘이라는 점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설득력 있게 증명합니다.



총평하자면, 《이게 머니?》는 단순히 경제 용어를 나열한 해설집이 아닙니다. 인간의 심리, 사회의 변화, 시장의 흐름을 언어로 읽는 ‘경제적 사고서’입니다. 투자 경험이 없더라도,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흥미로운 상징과 원리를 통해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습니다. 금융과 사회의 언어를 읽는 힘이 곧 개인의 생존력이라는 이 시대에, 이 책은 경제 문해력의 진짜 의미를 알려주는 유용한 지침서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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