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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을 듣는 방법
김혜정 지음 / 델피노 / 2024년 7월
평점 :
김혜정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은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11살에 척수 손상으로 1급 지체장애인이 된 작가의 독특한 이력은 이 소설에 더욱 깊이 있는 통찰력을 부여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생의 굴곡을 겪은 인물들이 음악을 통해 위로받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소설은 음악을 사랑하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놓는다. 과거 그룹사운드를 꿈꾸었던 중년의 레코드점 주인, 드러머를 꿈꾸는 소녀 다은, 슬럼프에 빠진 소설가 민솔, 청각장애를 가졌지만 헤비메탈을 즐기는 수연, 학교를 중퇴하고 아이돌이 된 혁 등 다양한 배경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과 교감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청각장애인 수연의 이야기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그녀가 헤비메탈을 즐긴다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이는 음악이 단순히 청각적 경험을 넘어서는 것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역할을 한다. 수연을 통해 작가는 음악이 주는 위로와 힘이 물리적인 한계를 초월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김혜정 작가는 인터뷰에서 "음악이 주는 치유와 위안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는 소설 전반에 걸쳐 잘 드러난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아픔과 고난을 안고 살아가지만, 음악을 통해 위로받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이는 밥 말리의 "음악은 한 번 스며들면 결코 아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소설은 단순히 음악의 치유력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물들 간의 관계, 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 사회적 편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깊이 있는 성찰을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아이돌이 된 혁의 이야기는 대중음악 산업의 이면을 보여주며,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상업적 성공 사이의 딜레마를 드러낸다.
작가의 문체는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다. "너와 나의 마음이 달라서, 너와 나의 걷는 속도가 달라서, 우리가 가는 방향이 달라서, 서로의 이야기도 통하지 않나 봐."라는 구절에서 볼 수 있듯이,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면서도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다.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을 통해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결한다는 점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고 이해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같은 곡을 들어도 각자 다른 감상을 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는 곧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메시지로 확장된다.
김혜정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진심으로 울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는 말처럼, 작가의 깊은 통찰과 따뜻한 시선이 작품 전반에 녹아있다. 이는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은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음악 애호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아픔과 고난,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기에, 모든 독자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의 삶과 관계, 꿈과 현실을 탐구하는 이 소설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총평하자면,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은 음악의 치유력과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김혜정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현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소설을 읽은 후, 독자들은 일상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될 것이며,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와 감동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