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음과 같이 총 7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새 왕조를 설계하다'로서 건국의 공로자 정도전, 하륜, 황희, 장영실, 성삼문, 신숙주 등을 다룹니다. 두 번째 부분은 '국가의 기틀을 다지다'로서 서거정, 강희맹, 한명회, 김종직, 김일손, 성현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세 번째 부분은 '폭군의 실정에 흔들리다'로서 장녹수, 임사홍, 남곤, 조광조, 김인후, 조식 등을 살펴봅니다. 네 번째 부분은 '임진왜란, 조선의 위기를 겪다'로서 이이, 정철, 조헌, 김충선, 유성룡을 포함한 다양한 참모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부분은 '광해군의 그림자 속 참모들'로서 이덕형, 허균, 정인홍, 김개시, 이원익을 살펴봅니다. 여섯 번째 부분은 '명분과 실리 사이, 인조반정'로서 인조를 중심으로 조선이 명과 청과의 갈등과 병자호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다룹니다. 일곱 번째 부분은 '왕권이냐, 신권이냐? 당쟁과 갈등'으로서 김석주, 허목, 송시열, 최석정, 정약용 등을 다루며, 숙종시대의 정치공작과 신권의 중심 인물들을 살펴봅니다.
이 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바로 조선 개국의 큰 영향을 끼친 정도전이었습니다. 국사시간에 배운 정도전의 조선경국전이라는 책은 단순히 조선 왕조의 건국이념과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대한 기본 방향을 설정한 헌장 법전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책에는 왕권중심이 아닌 신권을 강조한 책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정도전은 자질이 일정하지 않은 국왕이 세습되어 전권을 행사하기 보다는 천하의 인재 가운데 선발된 재상이 중심이 되어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의 시초에 신권이 중시되었다는 점이 다소 모순되기는 하지만 조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도전의 진심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참고로, 이와 같은 정도전의 사상은 강력한 왕권을 주장하였던 이방원에 의해 실현에 이르지는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