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중용 쉽고 바르게 읽는 고전
증자.자사 지음, 박삼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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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전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시대를 초월한 옛 성인들의 통찰력을 얻고 이를 삶에 적용하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통찰력이란 결국 저자의 일생의 걸친 사상과 철학의 정수가 담긴 '문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세간에 널리 잘 알려진 『대학·중용』 은 공자와 맹자로부터 이어지는 중국의 선대학자들이 제시한 동양철학의 정수를 닮은 '문장'으로서, 중국 4대의 주요 경전인 사서(四書)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인간이 선한 본성을 되살려 평화로운 세상을 열고, 개인적/국가적으로 보다 아름다운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당 시대를 살던 사람과 현재의 후손들에게 큰 깨우침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특히 사상을 담은 철학책)의 단점은, 매우 함축적이고 난해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원문만으로는 일반 대중들이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고전을 읽는 현대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원문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머리말에서 대학과 중용의 집필 역사와 배경에 대하여 간략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단편적으로 기억하고 있던 문장(ex.수신제가치국평천하)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소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배경]

대학과 중용은 유가 경전인 『예기』에 각각 제42편과 제31편으로 수록된 글월입니다. 총 49편의 달하는 예기 속 두 편에 불과했던 글이지만, 남송 시대의 주희 즉, 주자에 의해 대학과 중용이 예기에서 완전히 독립하게 됩니다.

(참고로, 현재 4서3경이라고 불리는 것도 주자가 대학과 중용을 예기해서 분리해 각각 단행본으로 엮어낸 것에서 연유합니다.)

[대학] 수신을 바탕으로 한 제가, 치국, 평천하를 꿈꾸다

주자의 말에 따르면 '대학은 배움의 자초지종을 전반적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즉, 논어와 맹자는 특정한 일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묻고 답해 그 근본 요지를 포착하기가 어렵지만, 대학은 학문에 대한 이치와 방도를 말한 공자의 가르침을 전술할 뿐만 아니라 그 논지가 잘 기재되어 있어, 옛 사람들이 학문하며 지향한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수 있다고 합니다.

대학이란, 당대 경학자 공영달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배움을 성취/완성하는 일을 논해 개개인이 장차 나라를 다스리며 자신의 밝은 덕을 천하에 두루 밝혀 드러나게 하여 태평한 세상을 이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며, 주자에 말에 따르면, 대학은 곧 '대인지학'으로써, 소학이 어린 자제의 계몽과 초학 단계로 기본 예절과 육예를 가르쳤다면, 대학은 청소년 자제의 고등 학습단계로 궁리와 수신, 치구의 이치를 가르친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공자의 인(仁) 사상에 근거해 인정덕치를 지향하며, 자기 자신을 수양해 가까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천하 만백성을 편하게 할 것을 설파한 책입니다. 나아가 '안인', '안백성'의 실천과 실현으로 태평성세를 이룩함을 꿈과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기본 원칙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강령'과 '팔조목'에 해당합니다.

  • 삼강령: 명명덕(사람의 밝고 선한 덕성을 밝힘), 신민(낡은 악습을 버리고 선한 본성을 발휘함), 지어지선(궁국적으로 선한 경지에 머무르게함)

  • 팔조목: 격물(사물의 이치를 밝힘), 치지(지각과 지식의 증진), 성의(뜻과 생각을 바르게함), 정심(마음가짐을 바르게함), 수신(심신 수양), 제가(집안을 다스림), 치국(나라를 다스림), 평천하(태평성세를 이룸)

여기서 수신은 천자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누구나가 추구해야 하며, 사람은 누구나 대학의 가르침을 성실히 배우고 체화함으로써 뛰어난 지성과 덕성을 갖춘 '대인'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진정한 '평천하'를 이룰 수 있다는 진지를 설파 합니다.



[중용] 성실히 중용을 추구하며 아름다운 삶의 향유를 꿈꾸다

중용은 기본적으로 '천(天), 도(道), 인(人) 삼자의 관계'에 착안하여 아름다운 삶의 향유를 가능하게 할 '중용의 도'가 무엇인지를 설파한 책에 해당합니다.

먼저 중용의 '중(中)'은 문자 그대로 중간, 중앙, 중심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어가 이를 살펴보면 사물의 중심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평형이며, 불편(치우치지 아니함), 불의로서 '중'이란 결국 '정(正)의 특징'을 가진다고 할 수있습니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정도에 알맞고 중도에 적합하며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어 지극히 적정한 것이며, 규범과 표준에 적합하고 이론과 이치에 합당하며 어느쪽으로도 기울지 아니하여 분수나 분별에 딱 맞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중용의 '용(庸)'은, 전통적인 해석에 따르면 '천하 불변의 일정한 도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주자의 말에 따르면, 용이란 '우리의 일상에 깃들어 항상 존재하는 더없이 평범한 것'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용의 의미를 '운용 또는 적용'의 뜻으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이는 '문제의 양 극단을 충분히 파악하고 그 장단을 따져, 적중함을 채택해 백성들에게 적용한다'는 의미에서 연유한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중용이란 결국 '누구나 충분히 운용 또는 적용할 수 있는 불편부당하고 무과불급한 적중, 적정의 원칙에 해당하며, 이는 언제 어디서나 변함이 없어 우리의 일상생활에 두루 적용되고 통용되는 지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대학과 중용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내용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를 해 보았는데, 이 책 속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설명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우리가 고교 학창시절 윤리시간에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운 철학 사상가들의 지혜를 좀 더 깊고 정밀하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책의 구성에 있어, 원문을 기재하고 바로 이어지는 해설을 통해 각 문장에 대한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개념, 배경에 대해서는 별도 주석을 마련하여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있어, 끈기있게 하나하나씩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대학과 중용이 주는 진리에 대하여 깨달음을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로 인간은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좀 더 풍요롭고 안전한, 그리고 첨단의 생활 양식을 구축할 수 있었으나, 그 이면으로는 농경사회에서 중요시하던 '집단'이라는 개념이 점점 희박해져 갔으며, 현재는 이기주의 또는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는 치열한 경쟁의 삶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본능에 가까운 행위일 수 있겠으나, 공자가 말한 인간의 본성은 '선함'이기에, 이러한 선함을 살려 개인 중심의 사고 보다는 사회 전체를 바라볼 수 있고, 누구나가 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가꾸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고전이 주는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기억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진정 풍요롭고 태평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지 부자가 되기위한 자기계발 만이 아닌, 내면의 본성을 가꾸고 이를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일독해 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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