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특히 사상을 담은 철학책)의 단점은, 매우 함축적이고 난해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원문만으로는 일반 대중들이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고전을 읽는 현대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원문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머리말에서 대학과 중용의 집필 역사와 배경에 대하여 간략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단편적으로 기억하고 있던 문장(ex.수신제가치국평천하)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소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배경]
대학과 중용은 유가 경전인 『예기』에 각각 제42편과 제31편으로 수록된 글월입니다. 총 49편의 달하는 예기 속 두 편에 불과했던 글이지만, 남송 시대의 주희 즉, 주자에 의해 대학과 중용이 예기에서 완전히 독립하게 됩니다.
(참고로, 현재 4서3경이라고 불리는 것도 주자가 대학과 중용을 예기해서 분리해 각각 단행본으로 엮어낸 것에서 연유합니다.)
[대학] 수신을 바탕으로 한 제가, 치국, 평천하를 꿈꾸다
주자의 말에 따르면 '대학은 배움의 자초지종을 전반적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즉, 논어와 맹자는 특정한 일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묻고 답해 그 근본 요지를 포착하기가 어렵지만, 대학은 학문에 대한 이치와 방도를 말한 공자의 가르침을 전술할 뿐만 아니라 그 논지가 잘 기재되어 있어, 옛 사람들이 학문하며 지향한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수 있다고 합니다.
대학이란, 당대 경학자 공영달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배움을 성취/완성하는 일을 논해 개개인이 장차 나라를 다스리며 자신의 밝은 덕을 천하에 두루 밝혀 드러나게 하여 태평한 세상을 이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며, 주자에 말에 따르면, 대학은 곧 '대인지학'으로써, 소학이 어린 자제의 계몽과 초학 단계로 기본 예절과 육예를 가르쳤다면, 대학은 청소년 자제의 고등 학습단계로 궁리와 수신, 치구의 이치를 가르친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공자의 인(仁) 사상에 근거해 인정덕치를 지향하며, 자기 자신을 수양해 가까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천하 만백성을 편하게 할 것을 설파한 책입니다. 나아가 '안인', '안백성'의 실천과 실현으로 태평성세를 이룩함을 꿈과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기본 원칙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강령'과 '팔조목'에 해당합니다.
삼강령: 명명덕(사람의 밝고 선한 덕성을 밝힘), 신민(낡은 악습을 버리고 선한 본성을 발휘함), 지어지선(궁국적으로 선한 경지에 머무르게함)
팔조목: 격물(사물의 이치를 밝힘), 치지(지각과 지식의 증진), 성의(뜻과 생각을 바르게함), 정심(마음가짐을 바르게함), 수신(심신 수양), 제가(집안을 다스림), 치국(나라를 다스림), 평천하(태평성세를 이룸)
여기서 수신은 천자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누구나가 추구해야 하며, 사람은 누구나 대학의 가르침을 성실히 배우고 체화함으로써 뛰어난 지성과 덕성을 갖춘 '대인'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진정한 '평천하'를 이룰 수 있다는 진지를 설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