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 - 현대 요리책의 시초가 된 일라이저 액턴의 맛있는 인생
애너벨 앱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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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은 주인공인 일라이자와 앤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소개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와 같은 장치를 통하여 1830~1850년 당시 여성들의 우정, 자유를 위한 투쟁, 요리의 기쁨, 창의적인 음식의 위치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해 나갑니다. 뿐만 아니라 실존 인물이었던 일라이자의 업적을 단순히 기록한 수준에서 벗어나, 그와 그의 동료 앤이 삶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에 대하여 소개함으로써, 당시 여성들이 가지고 있던 내면의 두려움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당시의 여성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잠시 소설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1837년 영국 런던은 빅토리아 시대로, 향신료에서부터 이국적인 과일까지 새로운 재료로 넘쳐나는 흥미진진한 시대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이 책의 주인공인 '일라이저'는 부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시인으로서의 꿈을 추구하는 진취적인 여성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요리 책을 쓰는 제안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가 파산으로 인해 나라를 떠나야 했고, 가난한 상황에서도 가족을 돌보기 위해 노력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 일라이자는 요리라는 일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당시 남성위주의 문화 속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한명의 여성으로서,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요리법을 수집하며 부엌에서의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신이 요리에만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즐기며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한편, 그녀가 그녀의 일을 돕기 위해 고용한 사람은 17살의 '앤'입니다. 그녀는 술에 취한 아버지와 정신 건강 문제를 가진 어머니와 함께 극심한 가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앤은 자신의 시대에서 여성들이 허용된 것 이상을 원하는 소녀였습니다. 일라이자는 그런 앤을 지도하며 시, 요리, 사랑 등에 대해 알려주며, 여주인의 과거에 대한 미스터리를 함께 해결해 나갑니다. 그녀는 일라이저와 함게 일하게 되면서 음식에 대한 지식을 쌓아갈 뿐만 아니라, 음식 예술을 통해 특별한 우정을 형성하며, 전통적인 요리책의 틀을 깨뜨리기 위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되는 클래식한 설명과 재료 목록을 하나하나 추가해 나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요리를 시로, 그리고 평범한 여성들이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요리 기술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요리책이 어떻게 아름답게 쓰여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일라이자의 생각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전문 요리사'가 썼고... 이건 핸더슨이라는 남자의 책이에요... 그런데 하나 같이 대용량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 마뜩치 않아요. 이 대목을 들어보세요... 단순한 스펀지케이크"

정리하자면, 이 책은 1800년대 영국의 진취적인 여성 일라이저와 그녀의 동료 앤과 획기적인 요리 책을 쓰려는 그녀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일라이저와 앤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주며 끊임없이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며, 모든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비록 이 소설은 허구의 작품이지만, 실존인물과 현실적인 사실들을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라이저는 주부들을 위한 최초의 영국 요리 책 중 하나를 만들었고 해당 내용에는 측정 목록과 정확한 지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요리/기술/재료 및 주방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과 음식을 묘사한 글이 매력적으로 기술되어 있어 요리에 관하여 흥미를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젊은 주부들에게 바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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