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억 번째 여름 (양장)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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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최고의 문장 그러나 인간은 노력을 통해 다른 것도 배운다. 소망이 끝끝내 이뤄지지 않고 흘린 피와 땀이 수포로 돌아갈 때, 아무리 결심해도 바람이 실현되지 않을 때, 인간은 좌절한다. 46p.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는 소설이었어요. 딱 처음 책을 받아보았을 때, 청예 작가님의 글인 것을 알고 엄청나게 설렜었거든요? 이렇게 저를 울리실 줄이야. ㅜㅜ...... 참 읽으면서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일록이 정말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제 쓸모를 찾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정말 짠했어요.

사실 책을 읽다 보면 이 인물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 감이 옵니다. 일록이 처음 등장했을 때 '아 얘는 내 아픈 손가락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일록과 이록 형제는 참 서로를 아꼈네요. 티를 좀 낼 것이지..

저는 책에서 다룬 희생, 인류애 같은 것이 좋았어요. 후반부에 정들었던 아이들이 하나 둘 죽어갈 때는 자습 시간에 우는 여자가 될 뻔 했지만요. 이입해서 생각하는 것과 이렇게 서평하며 생각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그래도 죽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긴 합니다.

방사능 물질을 좋다고 마시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어요. 폭포 묘사를 봤을 때부터 설마 이거 방사능 아냐?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진짜일 줄은 몰랐거든요. 이록이 마시지 않았으면 했었는데, 거절하지 못한 게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모습이 정말 벅차더라고요. 숭고한 그런 희생일 뿐만 아니라 사랑해서 하는 당연한 행동..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해요.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널렸지만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무니까요. 참 귀중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가족들 생각도 나고.. 좋았던 문장들로 글을 마치도록 할게요.

"주홍아, 슬픔만이 추모는 아니란다." -244p 나는 상실한 내일을 벌써부터 그리워했다. 이제부터 네가 없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나의 탄생과 너의 죽음이 공존하는 오늘, 미미족 사람들의 환호와 안도가 터져 나왔다. -2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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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 (반양장)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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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되고 싶은 걸 물어보는 거야, 바라는 걸 물어보는 거야?"

p.145 정말 좋았습니다. 이야기가 반짝거린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청소년 소설에 과몰입할 일 없다고 생각한게 엊그제 같은데 텍스트z 활동 덕에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작품 초반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가족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는, 그러나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유리네 가족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답답하다고도 생각했지만 우리 가족에 이런 상황이 닥쳐왔다 생각하니 그제서야 모든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나아지는 것도 나빠지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마음을 가졌을지 감히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제 눈에는 먼지가 자주 나타나는데요, 책을 읽으면서도 제 시선을 따라 바삐 움직이고 있는 먼지가 있었습니다. 이 작은 먼지 하나도 거슬리고 사라지지 않는데 하물며 유리의 '눈'은 이 작은 먼지보다 훨씬 더 하얗고 시려웠겠지요. 영준을 보면서 저는 소설 레베카의 '레베카'를 떠올렸습니다. 분명 존재했고 언급되지만 등장하지는 않는 사람. 조금 결이 다를지 몰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을 뿐 정말 누구인가를 알 수 없어서 흥미로웠어요.
저는 수학을 정말 못합니다. 다른 과목으로 90점대를 받아올 때 수학은 단 한번도 80점을 넘기지 못했어요. 중위권도 아니고 중하위권이에요. 해도 늘질 않고, 수학에만 집중하기엔 다른 과목의 성적이 떨어져선 안 되니 늘 노심초사입니다. 유리는 수학이 좋았을까요? 아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학 문제를 푼다는 것 말고 순수한 수학 그 자체에 호기심을 느낀 것 아닐까요. 제가 본 유리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사실 저는 완벽한 해피엔딩을 좋아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유치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해서 였는데.. 막상 읽어보니 또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잠시나마 사랑하고 애정했던 인물들의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넘겨볼 수 있다는 게 나쁘지 않았어요. 조금 불안정하지만 언젠가 수평을 맞추면 나아갈 수 있다, 마음에 깊이 새기고픈 문장입니다. 저도 인생의 수평을 맞출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시험기간이 되니 쓸모없는 감상이 늘어버린 것 같습니다. 진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한테는 참 감사한 소설이 되겠네요.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넘어져도 꿋꿋이 일어날 사랑하는 사람들이 스파클의 첫 장을 넘겨보길 바라며 짧은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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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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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처럼 제게 온 책.. 그 날 하루종일 들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고의 문장

-그리고 우리에겐 슬픔이 부족하지 않았다.



포털의 주인공 두 명이 자신을 증명하려고 하는 면이 초반에 드러납니다. 저는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딱히 특별할 것도 없고 다를 것도 없어요. 하지만 보통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 테니까요. 자신이 인지하고 있음에도 그들과 나 자신에게 정상임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 그게 느껴졌어요. 포탈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속에는 많은 것을 담고 있어요. 저는 이게 뭘까 오래 고민해 봤는데, 아무래도 우주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포탈에 들어가는 순간 더 큰 우주가 되어버리는 거에요. 더 큰 우주라고 표현한 이유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우주의 일부이기 때문이에요. 더 큰 우주보다는 시야가 확 넓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감각이 넓어지는 걸까요? 우주를 우리 인간이 완벽히 알지 못하는 이상 이게 무엇일지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흥미로웠어요. 어쩌면 감정이 넘치는 순간 작은 우주가 생기는 것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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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달
이지은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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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문장 🌝
아이와 눈을 맞췄다.
아이는 뭔가를 알아 버렸다.
P. 137 



 사실 처음 책을 펴보았을 때 소설보다는 동화 같은 느낌이 크단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런 이유로 과한 몰입은 하지 않겠구나.. 하고 읽어나갔는데, 인덱스를 덕지덕지 붙이고 포스트잇에 필기를 해가면서 읽었음에도 3시간 만에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책 분량이 짧은 것도 한 몫 했겠지만 저는 흡입력이 굉장한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얄팍한 집중력으로도 술술 읽어나갔습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무시한 게 제 죄입니다. 정말 큰 위로를 받은 것 같아요. 첫 장의 '달'을 보면서 저는 '현대인들과 굉장히 닮아 있다.' 고 느꼈어요. 의무에 지친 모습이 제 자신과도 겹쳐 보이더라고요. 그 의무라는 것도 남들이 정해준 것이니까, 왠지 소멸을 담담하고 조금은 기쁘게 받아들이는 '완벽한' 달이 안쓰러웠어요. 카나와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달은 '완벽한' 모습이 아닌 어딘가 부족한 면을 보이게 되어요. 아이와의 첫 만남에서 달이 "원래 삶은 완벽하지 않단다" 라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달 본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요.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가 점점 빠져드는 이야기는 로맨스 장르의 흔한 클리셰인데요. 이 소설이 로맨스는 아니지만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기에 그렇게 흘러갈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전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이 책을 사랑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숭고하고 격이 높은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상호 보완적' 사랑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카나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갔고, 아이는 부모를 잃었고, 달은 그렇게 한심하게 여기던 인간을 닮은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왔어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게 된 데에는 그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어요.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완벽한 사람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겠어요. 다들 어딘가 '틈'이 있지만 모두가 서로를 나름의 방식으로 보듬고 사랑하며 그 틈이 채워지지 않았나 싶어요. 틈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 관계의 존재만으로 채워지는 것. 읽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고 배우는 너무나 이상적인 관계가 부러웠어요. 저들 사이에 저도 슬쩍 끼고 싶었습니다. 평화로운 날들이 지나고 가족에게 시련이 찾아와요. 결국 이별을 하게 되는데요, 정말 슬펐지만 이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이렇게 헤어짐으로써 비로소 사랑이 완성된 것이 아닌가.. 하고요. 달과 카나는 소멸하였기에 '틈'을 분명 아이 혼자서 채울 수는 없겠지만 영원히 아이의 마음 속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억되지 않으면 죽는 것이나 다름 없다, 라고 하지만 아이에게 첫 번째 가족이 남긴 사랑의 흔적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에필로그에서의 문장도 정말 좋았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난 뒤의 여운이 더 진하게 남더라고요. "난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왜 세상의 답은 네가 다 아는 것 같지? 넌 고작 십수 년 산 늙은 늑대일 뿐인데." "십수 년이라도 나한텐 일생이야. 넌 일생을 살아 보지 못했잖아." 제대로 된 삶이란 걸 겪어 보지 않은 달에게 이 말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읽으면서 가족이 제게 주는 무한한 사랑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런 대가 없이 줄 수 있는 사랑이라는 건.. 앞으로의 일에 대한 큰 용기와 지난 날들에 대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용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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