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달
이지은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최고의 문장 🌝
아이와 눈을 맞췄다.
아이는 뭔가를 알아 버렸다.
P. 137 



 사실 처음 책을 펴보았을 때 소설보다는 동화 같은 느낌이 크단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런 이유로 과한 몰입은 하지 않겠구나.. 하고 읽어나갔는데, 인덱스를 덕지덕지 붙이고 포스트잇에 필기를 해가면서 읽었음에도 3시간 만에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책 분량이 짧은 것도 한 몫 했겠지만 저는 흡입력이 굉장한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얄팍한 집중력으로도 술술 읽어나갔습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무시한 게 제 죄입니다. 정말 큰 위로를 받은 것 같아요. 첫 장의 '달'을 보면서 저는 '현대인들과 굉장히 닮아 있다.' 고 느꼈어요. 의무에 지친 모습이 제 자신과도 겹쳐 보이더라고요. 그 의무라는 것도 남들이 정해준 것이니까, 왠지 소멸을 담담하고 조금은 기쁘게 받아들이는 '완벽한' 달이 안쓰러웠어요. 카나와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달은 '완벽한' 모습이 아닌 어딘가 부족한 면을 보이게 되어요. 아이와의 첫 만남에서 달이 "원래 삶은 완벽하지 않단다" 라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달 본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요.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가 점점 빠져드는 이야기는 로맨스 장르의 흔한 클리셰인데요. 이 소설이 로맨스는 아니지만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기에 그렇게 흘러갈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전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이 책을 사랑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숭고하고 격이 높은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상호 보완적' 사랑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카나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갔고, 아이는 부모를 잃었고, 달은 그렇게 한심하게 여기던 인간을 닮은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왔어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게 된 데에는 그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어요.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완벽한 사람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겠어요. 다들 어딘가 '틈'이 있지만 모두가 서로를 나름의 방식으로 보듬고 사랑하며 그 틈이 채워지지 않았나 싶어요. 틈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 관계의 존재만으로 채워지는 것. 읽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고 배우는 너무나 이상적인 관계가 부러웠어요. 저들 사이에 저도 슬쩍 끼고 싶었습니다. 평화로운 날들이 지나고 가족에게 시련이 찾아와요. 결국 이별을 하게 되는데요, 정말 슬펐지만 이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이렇게 헤어짐으로써 비로소 사랑이 완성된 것이 아닌가.. 하고요. 달과 카나는 소멸하였기에 '틈'을 분명 아이 혼자서 채울 수는 없겠지만 영원히 아이의 마음 속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억되지 않으면 죽는 것이나 다름 없다, 라고 하지만 아이에게 첫 번째 가족이 남긴 사랑의 흔적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에필로그에서의 문장도 정말 좋았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난 뒤의 여운이 더 진하게 남더라고요. "난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왜 세상의 답은 네가 다 아는 것 같지? 넌 고작 십수 년 산 늙은 늑대일 뿐인데." "십수 년이라도 나한텐 일생이야. 넌 일생을 살아 보지 못했잖아." 제대로 된 삶이란 걸 겪어 보지 않은 달에게 이 말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읽으면서 가족이 제게 주는 무한한 사랑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런 대가 없이 줄 수 있는 사랑이라는 건.. 앞으로의 일에 대한 큰 용기와 지난 날들에 대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용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