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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대만이라니 - 숨겨진 매력을 찾아 떠난 17번의 대만 여행, 그리고 사람 이야기
이수지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10월
평점 :
『이토록 다정한 대만이라니』는 17번이나 대만을 여행한 작가가
그 여정 속에서 만난 사람들, 골목, 풍경을 따뜻하게 담아낸 여행 에세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대만의 습한 바람과 골목의 냄새,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미소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에게 대만은 세 번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첫 대만 여행은 첫 아이가 열 살이었을 때였다.
낯선 도시의 골목과 비 내리는 거리를 함께 걸으며,
그때의 우리는 그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설레는 초보 여행자였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열일곱이 되었을 때
우리는 같은 곳을 다시 찾았다.
사진 속 풍경은 그대로였지만, 그 속의 우리는 달라져 있었다.
아이의 걸음은 더 멀리 향했고, 나는 더 천천히 걸었다.
그 여행은 ‘같은 장소에서 달라진 우리’를 담는 시간이 되었다.
올여름엔 남쪽 가오슝 여행을 계획했지만 아쉽게도 포기했다.
그런데 책 속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작은 카페’ 이야기가 유독 마음에 남았다.
언젠가 다시 대만을 찾게 된다면,
그곳에 앉아 느릿한 오후를 보내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괜찮은 나라.
대만은 그런 곳이다.
나는 원래 계획적인 사람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일정표를 꼼꼼히 짜두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하루쯤은
그냥 걷고, 보고, 느끼기만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 없이 걷는 여행,
그게 진짜 ‘다정한 여행’일지도 모른다.
책의 마지막처럼 대만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공식적으로 수교는 맺지 않았지만,
내 마음속 대만은 언제나 따뜻하고 다정하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나는 또다시
대만의 하늘 아래 서 있는 나를 떠올렸다.
『이토록 다정한 대만이라니』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그 안에는 ‘장소를 통해 자신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 있다.
같은 장소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험,
그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