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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82
장프랑수아 세네샬 지음, 오카다 치아키 그림, 박재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평점 :
대독문북큐레이션 사통15기 2강 '그림책의 공간'후기 작성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
'둘째 아이의 기록:
할머니와 아주 좋은 추억을 많이 갖고 있는 아기 여우가 할머니의 병과 죽음을 경험하면서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혼란스러워 무슨 말로 표현할지 모르는 아기 여우의 마음이 인상 깊었다.'
늘 옆에 있던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뒤
상실을 치유하는 시간의 흐름이 아름다웠던 그림책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면지에 있는 나무 그림에 눈길이 오랫동안 머물렸습니다.
며칠 전에 누워있는 할머니를 뵙고 왔어요. 그때 할머니 모습이 낯설어서 아무 말도 못했는데
지금 할머니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편지를 썼어요.
그런데 엄마는 할머니께서 아주 멀리 떠나셨고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나는 엄마 말을 믿을 수가 없어요.
나는 할머니를 찾으려 다녔어요.
할머니와 함께 했던 둘만의 비밀 장소에 가 보았는데 할머니는 없어요
비바람이 불어 닥치고 벼락이 커다란 떡갈나무에 떨어졌어요.
무서워서 소리를 질렸는데 할머니는 오지 않으셨어요.
비가 그치자 강가에 갔어요.
할머니와 함께 위대한 모험을 떠났던 강가에요.
나는 흐르는 강물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어요.
'흘려가는 강물을 붙잡을 수 없어요.
흘러가는 시간처럼 그저 지나가는 것이니까요.'
나는 일몰이 강에 비추는 것을 보면서 일어났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났지요.
벼락을 맞았던 떡갈나무에 난 상처가 조금씩 아물고 있어요.
나는 할머니께 편지를 써요.
할머니가 읽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쓰고 싶어요.
꼭 할머니께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요.
"할머니, 사랑해요."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 했던 추억의 장소에서 할머니를 생각합니다.
벼락 맞아 생긴 상처가 조금씩 낫듯이
이별로인한 아픔과 혼란이 조금씩 회복되어 갑니다.
아이는 미처 하지 못한 말을 편지로 씁니다.
그렇게 아이는 건강한 이별의 강을 건너갑니다.
그림이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액자에 담아 두고 싶네요.
다시 보면서 할머니와 아이가 함께 앉았던 의자의 배치가
왼쪽에서 가운데,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함께 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