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레고치유코칭 : 브릭으로 쌓아 올리는 마음 치유 - 마음을 닫은 아이들, 가정폭력·학교폭력 피해자, 보호아동을 위한 감정 치유 놀이
김성실 외 지음 / 마이다스북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보며
‘레고를 통한 비언어적 감정 표현’
언어로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레고는 안전하고도 창의적인 표현 수단이 됩니다.
책 속에는 실제로 마음을 굳게 닫았던 아이들이 블록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며 점차 창문과 다리를 만들고, 외부와 연결되는 모습을 담은 사례들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높은 벽과 거친 탑을 만들며 단절된 심리를 드러냈던 아이가, 세션이 거듭될수록 다리를 놓고 창문을 만드는 변화를 보입니다.
이는 단순한 구조물의 변화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다시 열고자 하는 내면의 신호입니다.
저자는 이를 ‘손과 뇌의 협업을 통한 치유’라고 설명합니다. 손을 움직이는 활동이 뇌의 사고와 감정 조절을 돕고, 몰입 상태를 유도하여 심리적 안정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레고가 ‘자기 이해와 자존감 향상’에 미치는 영향 책 속 사례 중 한 아이는 처음에 회색 블록으로 닫힌 방을 만들었습니다. 그 공간은 외롭고 단절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듯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창문을 넓히고 나무와 꽃을 놓기 시작했고, 마침내 벽을 허물고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이를 ‘성취 경험이 자아를 강화하는 과정’으로 해석합니다. 작은 블록 하나를 맞추고 완성해가는 경험이 성취감을 주고, 이는 자신감과 자기 효능감을 회복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일상에서 작은 목표를 이루는 것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체감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감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독자들도 일상 속에서 레고나 다른 조립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책에서 제시한 방법처럼, 지금의 자신을 나타내는 구조물을 만들어보고, 거기에 ‘내가 되고 싶은 미래’를 상징하는 요소를 더해보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필요한 변화를 직접 손으로 설계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관계 회복’
레고 치유 코칭은 개인의 내면 탐색에만 머무르지 않고, 타인과의 소통과 협력까지 확장됩니다.
책 속에는 여러 아이들이 함께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각자 자기만의 영역을 고집하던 아이들이, 점차 다리를 놓고 길을 만들며 서로의 작품을 연결합니다.
의견을 나누고, 수정하며, 하나의 마을로 완성하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협력과 공감을 배웁니다.
저자는 이를 ‘집단 내 신뢰 회복’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관계가 단절된 사람들끼리 공동의 목표를 향해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떠올렸습니다.
그것은 말로만 하는 대화와는 또 다른 깊이를 만들어 줍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손으로 만드는 과정이 ‘나’와 ‘너’의 경계를 부드럽게 만들고, 구조물이 그 경계 위에 놓이는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관계를 회복하는 방식이 꼭 대화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해줍니다. 말보다 먼저, 함께 만드는 경험이 새로운 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