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아 - 제8, 9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사계절 1318 문고 142
채은랑 외 지음 / 사계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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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종 통보를 받은 캐릭터, 메타버스 교실, 우주 행성의 곰돌이 부족, 불행을 대신 받아주는 소녀, 차사 등 다양한 상상이 가득했다. 이야기마다 주제도 다루고 있는 소재도 다양해서 어떤 상상이 더 재미있기도, 어떤 미래가 더 신기하기도 했다.

수학을 오로지 벌칙게임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곰돌이 부족 이야기는 너무 새로웠다. 아침에 알람을 수학문제로 설정하는 어플리캐이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너무 쉬운 문제는 잠이 깨지 않을 것 같고, 너무 어려우면 어떻게 암산을 하나 싶어서 깔지는 않았지만, 매일 아침 수학문제를 풀고, 틀리면 걸어서 학교 가기 이런 벌칙이 있다면 정말 열심히 수학공부를 했겠지만 참 재미없었을 것 같다. 이 곰돌이 부족도 그랬다. 곰돌이 부족은 굉장히 보수적인 집단으로 나온다. 새로운 걸 받아들이지 못해서, 해보지 않은 가위바위보조차 해주는 부족이 없다.

편의점에서 새로운 과자를 보면 사먹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대답은 No다. 믿을만한 친구가 맛있다고 해줘도, 먹을까말까다. 허니버터칩 정도 되어야 고민없이 먹어본 것 같다. 그래서 곰돌이 부족에게서 나를 보았다. 먹어보지 않은 과자는 거들떠도 안보고 흐린 눈으로 무시한다. 안 친한 친구가 권했다면 정말 곤란했을 것 같다. 가위바위보따위 해보지 않은 게임을 권하는 선장의 말이 어떻게 들렸을지 정말 잘 알겠다.

선장은 곰돌이 부족의 나르에게 콧수염 난 배관공 아저씨 게임을 알려준다. 무슨 게임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은 이 게임을 통해서 선장은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실패해도 괜찮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한다. 실패해도 다시 시도해서 깨면 되는 것. 그것이 게임이라는 걸.

물론 나도 안다. 내가 먹어보지 못한 것 중에 정말 맛있는 것도 있을 거라고. 곰돌이 부족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부족 사람이 있다면 나와 같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도 안다. 곰돌이 부족이 뭐가 달라져야하는지, 그리고 어떤 미래가 오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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