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메의 여름 - 개정판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한 남자의 실종과 출산의 비극


책은 교고쿠도시리즈로 알려진 추리소설이다. 저자 '교고쿠 나쓰히코'의 교고쿠도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요괴소설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것 같은 제목이다. '우부메' 라는 전설적인 괴물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서 우부메의 의미는 아이를 회임했으나 낳지 못하고 죽은 여인이 귀신이 된 것을 의미하며, 혼백의 형태를 한 모양으로 허리 아래로 피를 흘리면서 아이를 안고 돌아다니는데 그때 그 아이의 울음을 일컬어 우부메가 운다고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로 말라면 일종의 처녀귀신에 가까울 것이다.

추리와 괴기소설이 접목된 소설이라는 독특한 나쓰히코의 작품에 이 책을 집었는데 괴기소설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다. 나쓰히코가 일본추리작가협회상까지 받았던 인물이고 이 책 역시 그를 일약 소설가로 만든 작품이기에 서섬없이 선택했던 나이기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열심히 읽었다.

쓰히코는 요괴도감까지 펴낸 요괴의 전문가다. 디자인학교를 나와 친구와 함께 디자인회사를 설립한 디자이너가 원직업이다. '우부메의 여름'를 시작으로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철서의 우리》, 《무당거미의 이치》등의 '백귀야행 시리즈'를 비롯해 여러편의 작품을 집필하였고 다수의 수상경력를 가지고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책의 주인공 '세키구치.다츠미'는 잡지에 자질구레한 글을 써서 먹고사는 잡문 작가로, 과거 점균류를 연구하던 과학자의 이력을 바탕을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조리있게 나열하는 스타일이다. 어느날 연제하던 잡지사에서 듣게된 소문을 의논하고자 쿄고쿠도(추젠지 아키히코)를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쇼와 20년대 말의 도쿄, 소설가 세키구치는 다방면으로 놀라운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신비로운 헌책방 주인 '쿄고쿠도(음양사. 추젠지 아키히코)'에게 경도된다. 한편 잡지 편집자인 쿄고쿠도의 여동생 '아츠코'는 세키구치에게 구온지 의원의 딸인 쿄코가 임신 20개월째를 맞았다는 소문의 취재를 의뢰한다. 쿄코의 남편 '후지마키'가 1년 6개월 전에 행방불명 되었는데, 그는 밀실속에서 실종되었으며, 쿄고쿠도의 고교선배라는 점에서 자신이 이 사건을 해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말이지. 재미있다, 재미없다는 자네의 척도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애초에 이 세상에 재미없는 책 같은 건 없어. 어떤 책이든 재미있는 법이지. 따라서 읽은 적이 없는 책은 대체로 재미있지만, 한 번 읽은 책은 그것보다 재미있어하는 데에 좀 더 수고가 든다, 그저 그뿐일세. 그렇게 생각하면 자네에게 있어 재미있는 책은 여기에 쌓여 있는 정리 안 된 책뿐만 아니라, 그쪽 책꽂이에 벌써 수년 전부터 먼지를 뒤집어쓰고 계속 꽂혀 있는 책도 해당될 걸세. 그걸 찾는 건 쉬운 일이니, 냉큼 골라서 사게나. 공부도 가끔은 해야 하지 않겠나?" <P.20>



세키구치는 사립탐정이자 대재벌의 상속자로 다른 사람의 기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특별한 인물인 '에노키즈 레이지로'를 찾아간다. 마침 쿄코의 언니 료코도 에노키즈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오고, 세키구치는 그녀에게 마음이 끌리는 감정을 느낀다. 한편 에노키즈의 친구이자 세키구치의 군시절 부하인 현직 형사 '기바 슈타로'는 쿠온지 일가가 죽은 아이의 영혼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을 저주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 .

<P.165>

결국 탐정 에노키즈와 아츠코, 셋이서 구온지 의원을 찾아가 현장을 집접 보고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한다. 구온지가에서 현장을 보고 그곳에서 후지마키의 일기장을 빌리고 여러권의 일기장을 단단히 묶어 놓고 소아과 병동을 돌아보고 오니 일기장의 묶음이 헐거워져 있음을 알게된다.

결국 쿄고쿠도와 세키구치는 중요한 대목의 일기장 한 권이 없어진 것에 대한 비밀이 있음을 직감한다.

형사와 함께 옛날 구온지가에서 일했던 고용인 노부부에게서 들은 엄청난 구온지가의 저주을 알게되고, 그 이야기를 들은 쿄고쿠도(추젠지 아키히코)는 세키구치의 부탁으로 구온지의 저주를 풀려고 한다.


마지막 해결한 사람은 음양사 추젠지이다. 세키구치의 요청에 의해 이 사건의 해결에 들어오게 되었으며, 두 사람에 의해 밝혀지는 사실들. . .

드디어 료코의 잔인함이 밝혀진다.

“아니면 산 채로 뱃속에 들어 있다가 나오기 전에 죽었다는건가? 분명히 그 시체는 썩지 않았어. 실종된 후 바로 죽었다면 백골이 되었든가, 최소한 미라가 되었겠지.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것은최근에 죽은 시체라고ㅡ그럼 마키오는 그 뱃속에서 살아 있었다는 건가? 그거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일세. 아아, 이런 바보 같은일이 있나. 미쳤어. 완전히 미쳤어!"

기바는 자문자답끝에 다시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P. 433>



무언가를 숨기는 언니 료코. 산부인과를 대대로 운영해 온 구온지 가문의 수상한 사람들. 남편 실종 전 몇차례에 걸친 아이의 실종사건. 영혼을 이용한 빙의와 저주에 관한 비밀. 이 모든것이 하나 둘 풀어지면서 아무도 생각지 못한 사건의 진실이 나타난다.

<P. 535>

<P.539>

책에는 특별한점이 있다. 탐정이라는 쿄고쿠도는 행동이 없이 말로만 문제를 해결한다. 사건의 시작에서 해결까지 말과 글이 대표적인 론재로 간주되고 있고, 이러한 텍스트 우선적인 소설이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의 맥이라고 느껴진다.

쿄고쿠도와는 달리 현장에서 뛰는 탐정 '에노키즈' 그리고 함께 움직이는 세키구치. 뭔가 서로 맞지 않을것 같으면서 서로의 의견을 조합하는 이야기가 이 책의 묘미로 보인다.

주인공 세치구치의 관점에서 모든것이 비춰지지만 그다지 큰 비중은 없다. 하지만 이 소설은 모두 그의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다. 아쉬움으로 남는다.

경찰이 개입되면서 복잡다양하게 전개되는 대목에서는 머리가 약간 지근거리기도 했다. 쿄고쿠도시리즈로는 이 책이 첫 번째라고 하니 다음 책을 또 찾아봐야 할것 같고, 그 책 또한 이 책과 같이 재미와 충격을 전해주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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