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 사용법 -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작 ㅣ 신나는 책읽기 33
김성진 지음, 김중석 그림 / 창비 / 2012년 3월
평점 :
매주 주말이면 도서관에 아이들이랑 책을 빌리려고 가는데 갈때 마다 주차장이 복잡해서 주로 차에만 있고 아이들과 엄마는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들르곤 한다. 책을 빌려 오면 아이들에게 겨우 몇권이라도 읽어 주면 참 좋겠는데 매번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난 책 보다 운동을 더 좋아해서 퇴근하고 집에 가면 거의 매일 운동하러 가고, 갔다오면 아이들은 잠자고 있다. 그래서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매번 읽어 주지 못하다가 집사람이 엄마 사용법을 먼저 읽고 난 후 읽는 데 한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니까 한번 읽어 보라는 것이었다. 그러지 뭐 라고 해 놓고 책은 또 어느새 한 쪽 구석에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 책을 가방에 넣어서 출근했는데 짧은 시간안에 다 읽었다. 책 장이 너무 잘 넘어갔기 때문이다.
생명장난감 회사에서 여러가지 장난감을 파는데 아빠가 출장갈 일이 생겨서 현수를 돌봐 줄 사람은 할아버지 밖에 없었는데 할아버지가 다치면서 현수를 돌봐 줄 사람이 없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현수가 엄마 장난감을 사 주면 출장 가시는 동안 혼자서 잘 지낼 수 있다고 하길래 아빠가 그것을 사주었다. 조립을 하는데 조심스럽게 안내서의 순서에 맞추어 하나 하나 조립을 했지만 어린 현수에게는 힘든 작업이었다. 조립을 하다가 잘못하여 그만 손에서 피가나게 되었고 그 피는 엄마의 가슴에 스며들게 되었다. 처음엔 아무말도 행동도 하지 않아 불량품인 줄 알았는데 할아버지에게 엄마의 사용법을 배우면서 현수가 엄마에게 하고 싶은 것들은 하나 하나 가르치게 되었다. 현수는 책읽어 주는 엄마, 산책하는 엄마, 등하교시 인사해 주는 엄마 등을 원했고 그런 모든 것을 하나 하나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엄마에게 이상한 일이 생겨난 것이다. 엄마가 현수에게 웃으면서 마음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옆집 할머니가 생명 장난감은 감정이 없는데 감정이 생겼다면서 사냥꾼에게 신고를 하게 되고 사냥꾼들은 엄마를 잡으러 오게 되었다. 그때 마침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오시게 되면서 엄마를 구할 방법이 있다고 하여 엄마를 멀리 보낸다고 했다. 슬프지만 사냥꾼에게 잡혀가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여 멀리 보내기로 했다. 며칠이 지난후 엄마와 아빠가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걸어오는 것을 보고 사냥꾼이 잡으려고 하자 엄마와 아빠는 현수가 좋아하는 산책, 동화책 읽어주기 등을 이야기 하면서 웃으니까 생명 장난감은 웃지 않는다고 하여 현수에게 엄마가 생기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면 되는지를 잘 알려주는것 같다. 항상 아이들에게 강요만을 했었다. 책읽고 나면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책을 보면 정리해라. 입은 옷은 제발 빨래통에 넣어라, 숙제해라, 공부해라, 숫자 100까지 써라, 등등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도 어려울지경인데 이것들을 다 잔소리로 해결했으니,...... 이런 모든것들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에게 맞추어서 무언가를 해 주었다면 이렇게 맘이 아프지는 않았을텐데.... 그래서 아침에 나올때 아이들을 안아주고 아빠 갔다 올게, 인사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퇴근하면 오늘은 재미있는 일이 뭐 있었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같이 자고 싶다고 할때 같이 자주고, 많은 변화는 아니지만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기에 조금더 좋은 아빠로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좋은 책 한권을 오랫만에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