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케이스 젠킨스 지음, 최용찬 옮김 / 혜안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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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내용이라 하더라도 역사를 공부하는 나 자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역사가 과연 객관적일 수 없고 누군가의 권력에 의해서 지배되는 담론이라면 역사를 배우는 이유와 역사를 가르치는 방법은 기존에 내가 알려고 했던 방식과는 상당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기존의 역사가 어떤 관점에서 왜 그렇게 쓰여졌는지를 밝혀내고 자신의 관점에서 다시금 쓰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굳건하게 정리되어 있는 역사라는 것을 분석하는 것, 그리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여러 유형의 역사들을 분석하는 것과 자신의 관점으로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 이 두가지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이자 가르쳐야 할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도 나왔듯이 사회에 지배적인 관점들이 존재하고 그 것에 의한 평가와 감정이 이루어지므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객관적이다라고 만들어진 역사를 배우고 생각한다. 만약 지금 기존의 학계의 의견과 상충되는 유물이나 유적이 나온다면 그 것은 조작되었다고 조작(?)되거나 비밀리에 영원히 찾을 수 없는 유적이 될지도 모른다. 누가 알 수 있을까? 과거의 진정한 사실들을.....

우리는 TV속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연예인, 정치인등의 만들어진 이미지를 보고 판단하고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여러가지 일들을 했을까 생각하며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역사가들은 과거의 사람들에게 감정을 이입하며 생각한다. 모든 역사는 현대사이고 역사가의 마음에서 이루어진다는 말 결코 쉽게 듣고 넘길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비판적 시각에서 견지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시각들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회의주의로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과거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 것을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포장한 역사를 우리는 테이프를 뜯어내거나 그냥 포장지를 바로 찢거나 아님 오히려 더 엉켜가며 접근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이 역사를 권력의 시녀에서 재위치할 수 있게 해주며 생산적인 모습들을 보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일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거기까지 이르는데 공정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우리는 기존의 역사를 배우는 과정에서 조금은 성숙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내가 역사교사가 되어서는 어떤 역사를 가르쳐야 할까? 새 역사교과서도 서점에 존재하지만 아직까지는 국정교과서로 역사교과가 단일해져 있고 기존의 평가방식도 존재한다. 교과서에 있는 것과 나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양자의 입장 혹은 여러입장들을 나열하고 취사선택하라는 것은 아직은 가혹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할 것이다. 우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란 것에 명확한(명확하다는 말이 부적절하긴 하지만) 정의와 왜 배워야하는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한번쯤 의심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역사나 역사인물들을 재평가하고 토론하거나 재구성해보는 방식도 좋을꺼 같다. 그렇다고 역사분석에만 치중하다가는 너무 어렵고 회의적인 결과(결국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빠질지도 모르겠다.

또한 교사의 입장에서 정리하는 것이 어디까지 이루어져야할 지도 의문이다. 어디까지 믿고 어디까지 의심해야하는가? 각각의 교육과정속에서 역사는 어떤 의무감으로 존재해야 하는가? 세계사는 어떤 식으로 존재해야 하는가? 우리는 기존의 역사를 부정함으로써 우리의 안위도 포기해버렸는지 모른다. 왜 그렇게 되는 알지도 못하면서 '~는 ~다.'라는 동어반복적인 얘기와 '='이라는 부호를 사이에 둔 기호에 대단한 것을 발견한 것처럼 추앙받는 과학과 수학에서의 사고처럼 정답은 없을지 몰라도....... 내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역사란 아직도 무궁무진하고 진실을 꿰뚫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 하겠다. 너무나 많고 다른 의견들 속에서 나의관점이라는 것을 가지고 내가 직접 탐구하고 싶은 과제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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