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미래가 있다 - 10대를 위한 해양과학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45
이고은 외 지음 / 창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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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는 주제를 늘 멀리서만 바라봤던 것 같다. 교과서 속에서는 몇 줄로 요약된 해양과학이었고, 뉴스에서는 기후 변화와 연결된 위기 정도로만 접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바다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삶과 미래를 이어주는 무대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해저 5,000m 탐사 이야기는 그저 기록으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실제 연구자들의 목소리로 들으니 마치 내가 그 현장에 함께 있는 듯했다. 심해 생물들의 낯선 생존 방식이나 해양 생물을 활용한 신약 연구, 그리고 바다의 변화가 기후와 맞물려 우리의 일상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이야기였다. 

책이 질의응답 형식으로 흘러가다 보니 읽는 내내 대화에 끼어든 듯한 느낌이 있었고, “아, 이런 것도 바다 과학이구나”라는 깨달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실패와 발견, 도전과 성장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결국 과학도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이 드러났고, 그들의 시간들이 쌓여 미래를 준비한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해양과학이 물리학, 생명과학, 화학, 공학을 모두 아우르는 융합 학문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는데, 그래서인지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래의 그림이 펼쳐졌다. 

  식량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서의 바다, 신약 개발의 가능성,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길, 그리고 기후 변화를 읽어내는 최전선으로서의 바다까지… 결국 바다는 단순히 풍경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내일을 준비하는 공간이라는 메시지가 책 전체에 스며 있었다. 가볍게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는 크고,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 생각하게 된다.

사실 우주에 대해서 우리가 모른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가까운 바다를 잘 모르고 있고, 바다를 알게 되면 우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생명을 품고 생명의 시작을 함께 한 바다가 결국에 다시 생명을 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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