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건너뛰기
존 그리샴 지음, 최수민 옮김 / 북앳북스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중년으로 보이는 부부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 듯 보였다.

그들에겐 딸이 있었는데 오지로 봉사를 떠나게 되어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없는 상황이 자연스레 부부앞에 만들어지게 되었다.

 

딸을 배웅하고 집에 돌아와서 일상으로의 생활로 복귀하는데...

세무사인 남편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들었던 비용을 정리해서 찾아내고, 아내에게 보여준다.

딸이 없는 이번엔 크리스마스의 과도한 지출 대신 그의 반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여행을 계획하고, 아내에게 제안한다.  아내는 흔쾌히 동의하지 못하는 듯 하지만 결국.....동의한다.

 

작년까지 준비했던 카드회사, 트리회사...등등 이들 부부에게 올해도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라고 방문하는데..

 

오래전에 출간된 이야기다.  책장을 넘기니 예전 오래된 책을 펼칠 때 나는 종이냄새도 피어오른다.

 

어느 집이나 부부가 겪을 수 있는 이야기인 듯 했다.  자녀가 성장하고,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독립하거나 결혼을 한 후에는 부부만이 공동의 주제로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 싶다.  하지만, 마마보이, 캥거루족...등 무수히 많은 신조어가 말해주듯, 부모가 자식을 정신적으로 떠나보내지 못해서 힘들어하기도 하고, 취업이 힘들어서 부모에게 의지를 하기도 하고.. 자녀 양육으로 부모의 도움을 받기고 하고.....

이런 생활들이 변화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부모와의 정서적 결별을 올바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듯 느껴진다.

 

어떤 이유로든 아내는 못마땅하지만 남편의 의견에 동의하고 크리스마스 건너뛰고, 여행하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작년까지 준비했던 트리나무, 달력, 카드등.... 판매하는 사람들이거나 기관에서 이들 부부를 찾아서 올해도 준비하라고 권해주지만, 부부는 거절하고

딸도 없는 이번 크리스마스 준비하며 즐기지 않고, 대신 여행을 하겠노라 설명하기 시작한다.

 

마을 전체로 퍼져서 따가운 눈총과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는 듯 한데...

 

맙소사... 봉사하러 오지로 간 딸은 그렇게 부모의 걱정 특히 엄마의 걱정을 지속하게 만들더니, 크리스마스를 위해 지금 당장 남자친구와 집으로 가겠다고 연락을 하고 비행기를 탄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거절하지 못하고, 크리스마스 준비 잘 하고 있다고 얼떨결에 말하고

끊고 나서 부부는 아수라장을 만들듯, 수선을 피우며 급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지 않고, 관심두지 않고 있다가 코앞에 닥쳐 준비하는데 오죽하랴...

물건은 맘에 들지 않지만, 가격도 싸지 않고...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위해 아끼고 절약했던 비용을 초과해서 사용하는데도

용품이나 음식을 만들기 위한 재료는 품귀현상으로 동이나고 만다.

어떨 수 없이 최소한의 것을 준비하는 아내와... 크리스마스 트리와 마을에서 상징성 있게 설치하는 용품을 구해보려 하지만 녹녹치 않고,

지인에게 빌려서 본인의 집에 설치하는 남편이다.

마을사람들에게 큰소리치며 크리스마스 준비 하지 않겠노라 버텼는데 이제사 준비하는 것이 겸연쩍기도 하고, 명목도 없는 듯 보여서 조심조심 숨어서

준비하게 된다.  파티를 위해 예전에 초대했던 지인들을 하나, 둘 초대하지만, 모두 이미 약속이 있어서 파기하고 만다.

파티 초대뿐 아닌 모든 것이 부부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남편이 지붕 위에 설치하려고 빌려온 용품과 얼마나 씨름했을까?

결국, 전기선을 설치하다 녹녹치 않아서 굴러 떨어지는 위험한 상황에 마주하게 되고... 주위에서 보고 있던 마을 지인이 911에 전화해서 병원에 실려가는 남편...

우여곡절끝에 지인에게 숨기고 있던 딸의 귀국을 포함해서 그간 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지 않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게 되고,

그것을 잠자코 듣고 있던 마을의 주민이자 남편의 지인은 그들 부부의 딸에 대해 워낙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지라

딸을 위해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고 하는 부부를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한다.

경관들에게 부탁해서 공항으로 가서 딸과 남자친구를 데려오도록 하고, 필요한 음식은 potluck party 처럼 마을 주민 집에서 한가지씩 가지고

와서 차리기로 한다.  아내가 준비했던 최소한의 음식재료는 마을 사람 중에 솜씨 좋은 사람에 의해 탈바꿈되어 맛좋고 보기좋게 담겨진다.

 

딸과 남자친구를 공항에서 무사히 PICK UP 해서 집으로 데려오고, 파티는 무사히 진행된다.

 

남편은 준비했던 여행티켓에 대해 고민하다가 부부가 의논을 했나보다.  마을에 한 명이 아픈 부부에게 그 표를 선물하기로 하고, 파티도중에 살짝 집에서 나와 그 지인집에 방문해서 티켓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건네게 된다.

 

어떤 공감을 울림박스 안에 새겨야 할까? 뭐 의무감까지는 아니지만, 다른책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어려운 내용이 아님에도

생각보다 많은 것들에 대해 자극을 받게 되었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들을 아래에 정리해 보려한다.

1> 성장한 딸이 봉사활동을 간 후... 즉 장성한 자녀를 정서적이든, 물질적이든, 형식적이든 분리시키고, 떠나보내고 나서 부부 중심의 생활로 바뀌는 경우에 대처해야 할 방법이랄까?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의문도 들기 시작헀다.

책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지나친 비용을 줄이기 위한 남편의 계획대로 동의하고 함께 하기로 아내와 어찌되었던 의견일치를 억지로라도 하는 듯 했다.

맞다,  바로 그것이다.  평소부터 부부중심의 공통소재로 대화를 지속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과 공통 취미나 관심사에 함께 하는 시간 투자도 필요해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냥 자녀를 향한 시선을 유지하다보면 막상 자녀가 성장한 후에 떠나보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설령 떠나보낸다 해도,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다 해도 공유하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2> 1년뒤에 돌아오겠노라 하더니 크리스마스에 그것도 급하게 귀국하겠다고 통보하듯 전화로 알리는 딸의 모습을 보니.. 찌증났다 해야할까?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머리에 자연스레 새겨지는 생각들을 뿌리치지 못하고 말았다.

 

부모가 봉인가?  물론, 생각보다 일정 변경으로 크리스마스에 돌아올 수 있다고 하자.  남자친구도 함께 오게 되는데 아무리 갑자기 결정된 일이라 해도 그렇지, 전화 달랑 하고 몇시간 후에 도착하겠노라 통보를 하는 듯한 딸의 모습... 참 애매하고 씁쓸했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부모인 것일까?  네가 미리 언급하지 않아서 변경될지 모르고 아빠, 엄마를 위한 시간을 만들려고 했다고 왜 말하지 못하는 걸까?

 

난 오히려 부부가 자녀없는 크리스마스를 기회 삼아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오롯이 보내며 생활에서 분리되어 즐기기를 바랬다.  ㅠㅠ 중간에 느닷없는 딸의 귀국 통보...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3> 마을사람들이 함께 즐기며 준비하는 크리스마스 전통에서 벗어나 다른 일상을 꿈꾼다면 소위 말하는 왕따로 제외되는 것이 마땅한가?

크리스마스를 건너뛴다는 소식을 들은 마을사람들은 마치 부부 대하기를 벌레 대하듯 하고, 뒷담화도 주고 받는 듯 하기도 했다.

아무튼.... 마을 사람들이 이 부부를 대하는 태도도 공감되지 않았다.

 

4>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던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외면하지 않고, 본인들의 계획된 크리스마스 일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부부에게 달려와 함께 준비하며 즐겼던 마을 사람들이 있었기에 다행이었고, 행복해 보이는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부부가 될 수 있었기에 그 점을 높이사고 공감을 하며 긍정적 평가를 해야 하는 걸까?  -  아마 이 의견에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보편적 힘이 실리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개인적인 견해에선 도저히.... 책 내용의 결말에 올곧게 공감할 수 없었음을 표현하고 싶다.  물론 이 의견이 책 저자의 의도와 일치하든 아니든 그것은 개의치 않고 말이다.  그냥 책 속 주인공들의 생활모습이나 시선....등을 엿보며 개인적으로 독자로서 느껴지는 그런 울림일 뿐이니까

말이다.  어떤 책을 읽든 물론 저자의 의도를 찾아야 하고, 그 의도에 충분한 공감을 해야할 듯한 당위성이 제기되지만 그럼에도  그것과 일치하지 않은 개인의 느낌이 책 덮은 후에 영상화되어 떠오르면 그것을 소중히 기억하고 싶은 소소한 맘일 뿐이기에 말이다.

 

아.. 책 내용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려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심하게 평범하고 소소해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버리기 조차 쉽지 않은 주제이기에 책 읽는데 불편함 없고, 이해하는 것도 편해서 쉽게 책 마지막 페이지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담아낼 수 있었다.

 

그것과 별도로 그냥 책여행을 끝내고 나서 내게 전해지는 도돌이표와 같은 메아리적 울림에 순응하고 싶기에 말도 안될 수 있는 무조건적 긍정적이지 못한 나만의 이야기로 풀어서 적어본 것임을 밝혀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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