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참 예쁘다 - 아들을 오빠라 부르는
김수복 지음 / 어바웃어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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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엄마

편히 부르며 사용할 수 있고, 흔한 호칭이라 생각되고 어찌보면 그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머리를 지배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들의 희생과 보살핌이 없으면 어찌 자식들이 자랄 수 있을까? 성장하고 나면 모두들 혼자 자란 것처럼 그런 부모의 마음도 인식하지 못한 채 티격태격하며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 버릇없이 굴기도 하고 퉁명스럽게 대하기도 하며 살아가게 되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 부모가 되고 나야 조금 알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부모의 사랑은 다 알 수 없다 말하기도 한다.

 

저자가 남자로서 치매 걸린 어머님을 보살피며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내용이다.  그냥 일상이 아닌 어머님의 소소한 행동들을 바라보고 그 행동들을 통해서 자신의 어렸을 때라든지 아니면 어려가지 행동들을 미루어 연관하며 느낄 수 있는 것들을 풀어내기도 하고, 어머님의 어리디 어린 행동들을 통해서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 해도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것들이 내재되어 있으면 그 최소한의 자존심? 마지막 보루? 를 지키려고 사수하는 어머님의 무의식에 대해 놀람을 담아 표현하기도 한다.

 

계실때 건강하실 때 잘해야 한다 라는 말은 많이 들어서 어저면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이야기쯤으로 생각하고 만다.

저자의 책을 통해서 다시 이 말의 의미를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끄집어 내어 머리속에서 곱씹어 볼 수 있었다.

 

저자가 아들임에도 어찌 이리 감성적으로 어머님에 대한 생각과 여러 일상들을 소소하게 풀어낼 수 있었을까? 여성이 아님에도 투박하지 않은 한줄 한줄에 묻어있는 부드러움과 어머님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듯 했다.

 

치매

 피해가고 싶다 해서 쉽게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단지 어른들 말씀 처럼 죽을 때 자식들에게 힘들게 하지 말고 곱게 죽어야지 하는 의례적인 말을 담아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듯 보인다.

누가 본인이 치매 걸려서 언제 죽음에 이를 줄 모르면서 그 기간동안 자식들을 힘들게 하면서 살다 고인이 되길 원하겠는가?

긴병에 효자 없다고 끝도 없고, 완치의 결과도 맛볼 수 없는 치매 부모를 모시는 간호의 길을 쉽게 받아들이고 수긍하며 보살핀다는 것이 쉽지 않을지도 모르곘다.

 

하지만, 저자는 딸보다 더 섬세한 손길로, 세세하게 부모의 곁에서 한치도 물러남 없이 그림자가 되어 버린 양

어머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도 어머님도 모두 행복하고 복받은 관게인 듯 싶다.  치매 노인이라면 요양원으로 모셔놓고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데 말이다.

 

앞으로 부모에게 어찌어찌 하겠노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없다.  아니 함부로 말하고 싶지 않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부모를 홀대하겠단 생각은 아니다.  상황을 직면하게 되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겠노라 라는 약간은 무책임할지 모르는 그런 생각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내내 눈가의 촉촉함을 느꼈다.  일부러 감성적이 되려는 마음으로 책읽기를 한 것은 아니다. 저자의 시선으로 저자와 어머니가 한곳에 있는 장면을 머리에 그리며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먹먹해짐을 느꼈다.

 

우연이겠지만, 하늘은 아들인 저자를 도우셨나 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집을 알아보고 구하고, 집을 꾸미는 노력을 하고...이루어 내고 나니

어머님의 진단이 내려졌고, 저자가 모시고 함께 생활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천사같은 저자의 맘이 담긴 책 여행을 통해 따뜻함이라는 식상한 말로 공감이라는 말을 내뱉기 민망하고 무안할 정도였지만, 부모와의 관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짧은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더블어, 저자가 어머님과의 추억을 여러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는 것을 보고 마냥 부럽기도 했다.

부모와의 이런 추억창고 하나쯤 만들어 놓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싶기도 했다.

 

어머님의 일상사를 비교적 많이 알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건강한 정신이셨을 때 어머님과 관계 맺기가 어땠을지 미루어 추측이 되었다.

그 시절의 어머님의 여러 성품에서 자녀에게 향하신 가르침이나 등등 속에서 저자는 나름의 어머님과의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물론 치매이신 부모님을 모시는 저자의 맘과 생각을 어찌 책 한권을 읽는 다고 헤아릴 수 있을까? 하지만,  부러움이 샘물처럼 넘쳐 흐르고 있었다.

 

늦었다 싶을 때가 빠르다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5월의 의미를 부여해서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따뜻함과 격려, 배려, 포용등으로 가족에게 대하고 좋은 일과 생각을 많이 하는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일부러 만드는 추억창고의 산물이라고 속보여도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먼 훗날 참 많이 씁쓸하고 속상할 듯 싶었기 때문이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부모를 추억하며 꺼내볼 제대로 된 그림 한장이 없어서 되겠는가 말이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라도 내키지 않을지언정 의식적으로라도 부모님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위한 노력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부모와 관게에서 뭔가 해결점이 안보이고 꼬인 실타래만 있다 싶을 때 한번 쯤 펼쳐들고 부모님 생각 한번 더 하면 맘이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넘쳐 흐른 책임에 분명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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