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한차례 지나가고 어디서 툭 튀어나온 햇볕이 종일 창가에서 논다.
열감기 앓고 나온 아이 같다. 앓고 나면 맑아질 수 있어서 사람도 자연도 살아남았겠지.
진로문제로 열병을 앓고 있는 둘째아이는 오늘은 아예 학교에도 나가지 않았다.
어미인 나도 덩달아 같이 앓느라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창가의 햇살이 더 예사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