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히어로즈
기타가와 에미, 추지나 / 놀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과 일러스트가 흥미로워서 읽게 된 책 주식회사 히어로즈

헤드 카피가 매우 인상적인 주식회사 히어로즈


한동안 진지병에 걸렸는지 진지한 책들만 읽다 보니, 가볍게 잘 읽히는 책이 읽고 싶었다. 
제목과 표지를 보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 주식회사 히어로즈. 
이 책의 작가인 기타가와 에미가 조만간 개봉할 <잠깐만 회사 좀 그만두고 올게>라는 전작을 썼다는 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등장인물을 궁금하게 만드는 만화책 카툰 형식의 챕터는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성실하고 평범한 주인공 다나카 슈지. 

사정은 모르겠지만, 집에는 아직 실직한 이유를 말하지 않은 채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같이 일하는 못 미더운 동료 다쿠의 소개로 수상쩍은 아르바이트를 단 일주일간 하게 된다. 
회사명은 주식회사 히어로즈. 
인형 탈이 나 쓰고 영웅 연극이나 하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아르바이트가 아니었다. 
과연 어떤 아르바이트인 걸까? 

좋아하는 작가를 작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일의 전부였다. 

그리고 만화가는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수상쩍은 사장과의 면접을 뒤로하고, 왠지 신뢰가 가는 모습의 마치노베씨의 안내로 하게 된 첫 업무는 놀랍게도 주인공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만화 작업에만 집중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일주일간 인기 만화작가 도조 하야토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를 진정시키거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주인공은 그리 대단하지 않은 이런 일들이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한다. 이렇게 쉬운 일을 하며 급여를 받아도 되는 걸까? 
일주일 뒤 아쉽게도 좋아하는 작가 선생님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며 받은 명함 뒤에는 손수 그려준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지 얼마되지 않아 주인공 슈지는 주식회사 히어로즈로부터 정식 채용을 위한 시험과 면접을 통보받는다. 
과연 슈지는 타인이 히어로(?!)가 되도록 돕는 이 수상쩍은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 것인가. 


병문안 갔을 때의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맘에 걸리는 주인공. 

슈지는 과거 어떤 일로 상처받았었고, 방황 중이었다.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처럼 쉽게 잘 읽힌다.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작가의 따스한 위로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 속에 상처나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어떤 때는 상처로 방황을 하기도 하고, 인기 작가라도 슬럼프가 찾아오기 마련이며, 인기 여배우라도 자신의 연기에 자신이 없을 수도 있다. 
마음속 불안이 커지면서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우리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기대기도 하고, 생판 모르는 누군가의 sns 댓글에 위안을 얻기도 한다.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작가는 그 상호작용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준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되기 마련이듯. 


인기 여배우조차 불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언젠가 누군가의 대타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그녀의 자존감은 바닥이다.


회사의 에이스인 미치노베씨의 명언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명언이 있다. 
운명 앞에서 비록 무력할지도 인간은 의미 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환상수호전이라는 RPG 게임의 오프닝 대사. 
왜 하필 책도 아닌 게임 오프닝의 대사가 떠오르는가. 
힘들 때마다 마음속 한구석에서 떠오른 대사였기 때문이다. 
언제나 나를 믿어줬던 엄마,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곁에 있어줬던 친구가 갑자기 떠오른다. 
당신도 누군가의 영웅일 수도 있다. 
당신의 인생을 조용히 응원하는 누군가를 위한 소설 주식회사 히어로즈.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타인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산다. 

그러나 그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단지 도움이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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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앳 홈
루카 도티 지음, 변용란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아들이 추억하는 평범하고 소박한 어머니 오드리 헵번과 그녀의 레시피북. 유명인 아닌 한 어머니이자 자연인인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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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앳 홈
루카 도티 지음, 변용란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오드리 헵번의 아들 루카 도티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추억과 레시피 메모가 담긴 책. 오드리 앳 홈


오드리 헵번이 직접 그린 라 페지블 정원 풍경이 담겨있는 표지.


오드리 헵번은 엄마가 매우 좋아하는 여배우이다. 

엄마가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그녀의 사진은 늘 학교 앞 문방구에서 엽서로 팔리고, 데뷔작인 로마의 휴일은 TV에서 단골로 방영해주는 영화였다. 
그런 그녀의 작품들을 하나둘씩 보면서 당연히 그녀의 전기 책들도 여러 권 읽게 되었는데, 워너비 오드리 헵번이라는 책을 한때 소중히 간직했었다. 
그녀에 대한 책 중 자연인 오드리 헵번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할리우드 스타에 대한 이야기만 많았고, 제대로 된 자서전은 없었다. 

그러다가 보게 된 오드리 앳 홈. 
그녀의 아들 루카 도티가 어머니가 간직해뒀던 레시피 메모와 관련된 기억 속 어머니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다. 
루카 도티가 철들 무렵의 오드리 헵번은 할리우드의 생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을 시기여서, 가족 내에서 평범한 어머니였던 그녀가 유명한 여배우임을 알아채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을 것 같다. 


아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엄마였던 오드리 헵번


아들의 기억 속에 그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사랑스럽지만, 평범한 사람. 초콜릿을 사랑하고, 스파게티 포모도로 같은 소박한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는 걸 좋아했던 어머니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영원히 사랑스러운 공주님이기도, 요정이기도 하고, 외모보다 더 아름 다운 유니세프에서의 활동으로 알려진 사람이었다. 


오드리 헵번의 일생을 지배하고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꾼 전쟁의 기억과 트라우마.


그녀의 우아한 아름 다움 뒤에는 어린 시절 겪었던 전쟁의 어두운 기억과 기아로 평생 안고 가야 할 후유증도 있었다. 전쟁에서 어린 시절 그녀가 겪었던 일들은 훗날 그녀가 유니세프 활동을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전쟁에서 해방되면서 맛본 초콜릿은 평생 그녀의 참을 수 없는 유혹 중 하나로 남았다. 
전쟁 후 발레리나의 꿈은 포기해야 했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했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미고 싶어 했다. 
저자인 루카 도티의 아버지와 사랑에 빠졌을 때, 오드리 헵번은 이탈리아에서 소박한 가정생활을 하면서, 주부로 살았다. 그녀가 이탈리아에서 사랑에 빠졌던 음식들을 보면 다 소박한 음식들뿐이다. 
이탈리아 가정식이나 집밥 같은 느낌이랄까.



루카 도티의 아버지 안드레아 도티와의 만남


사랑스러운 아들인 둘째 루카 도티.



오드리 헵번과 가까웠던 율 브리너의 아내 도리스 브리너. 

여행가방에 챙겨간 파스타로 친구들에게 대접했다는 그녀가 무척이나 소박하고 행복해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할리우드의 시점에서 봤던 그녀의 연애와 삶의 이야기들과 비교했을 때, 자연인 오드리 헵번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가족사진 앨범 속 그녀의 모습들은 도메이코업에 소박한 옷차림이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미소를 환하게 짓고 있다. 
특히 스키를 타거나, 해변가에서 아들과 함께 한 모습, 친구들과 맛있는 스파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뭘 소중히 여겼는지 잘 알 수 있다. 


오드리 헵번의 마지막 동반자 로버트 월더, 유니세프 활동 중에 만난 이 네덜란드 배우에게 끌린 이유는 어린 시절 전쟁을 겪었던 공통점이 아니었을까.


이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전쟁과 기아를 겪지 않도록 열심히 구호활동에 나섰던 그녀의 인생 후반부는 정말로 아름답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는 두 아들이야말로, 그녀의 진정한 유산이 아니었을까?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마음이 담긴 이 책에는 오드리 헵번이 직접 그린 라 페지블 정원 풍경이 담겨있고, 표지의 일부이기도 하다. 
아들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가슴 아팠던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도록 하자. 
그녀가 소중히 했던 모든 추억들이 생생히 담겨있다. 
더불어 소박한 그녀의 요리들도 함께 해 먹어보면 금상첨화다.
(그녀가 그렇게나 좋아했다는 스파게티 포모 도르는 조만간 꼭 해 먹어볼 것이다.) 


아들 루카 도티가 가장 좋아하는 어머니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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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애송이 1
진아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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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내 이야기처럼 공감가는 싱글녀 애송이의 웃픈 일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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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애송이 1
진아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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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표지가 왠지 햇병아리를 떠올리게 하는 괜찮아, 애송이. 


이제 막 30대가 된 애송이의 일상이 그려진 웹툰카카오 페이지에서 화제의 웹툰


우리나라는 늘 나이에 민감하다. 
나이에 따라 정해져 있는 남들이 사는 인생에 편승하지 못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사람을 밀어붙이고 스트레스를 준다. 
내 이름은 김삼순,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싱글즈. 서른을 앞두기 전에 봤던 영화와 드라마를 볼 때만 해도 서른은 그냥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서른이 그렇게나 대단한 나이인가? 
지나고 난 뒤 생각하면, 그냥 숫자에 불과한 것 일 뿐. 
하지만 당시에는 왠지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우울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많이 아파서 속상하기도 했다. 

30대에선 아직 꼬꼬마인 그녀.


괜찮아, 애송이는 우리나라 나이로 이제 막 서른이 된 싱글녀의 일상을 다룬 웹툰이다. 
노처녀라 불리기엔 아직은 앳된 애송이의 이야기. 
카카오 페이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웹툰은 무엇보다 솔직한 스토리로 공감이 간다. 
한 번쯤은 겪어봤지만, 민망해서 공개하지 못할 법한 소재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웹툰 보면서 혼자 나도 그랬지 하는 은밀한 공감을 하게 된다. 
그 은밀함은 순전히 나만의 비밀. 
실은 페이스북 이웃이 이 웹툰을 공유했을 때, 화장실 에피소드가 너무 공감이 가서 호기심에 그이후 계속 봤던 기억이 난다. 
아쉽게도 아직 이 책에는 수록되지 않은 에피소드지만. 

이 책을 보면, 늘 행복하게 사는 여자 최화정이 추천한 <그래! 나 노처녀다, 왜?>가 묘하게 생각난다. 
손끝 하나 까딱하기 싫은 무기력함을 말끔히 날려버리는 64가지 방법을 일러스트와 함께 수록한 욜린다 네이브의 책인데, 그 책에서 느꼈던 후련함과 아련한 공감이 이 책에서도 느껴진다. 


후리지아 좋아하는 소녀 감성의 엄마라니 울 엄마 이야기인 줄.


특히 공감갔던 에피소드라면 엄마와의 이야기이다. 
후리지아를 좋아하는 소녀 감수성의 엄마라니, 우리 엄마 이야기인 줄 알았다. 
외출하려 하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자동으로 체크하고,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잔소리가 끊임없는 우리 엄마와 어쩜 그리 닮았는지. 
민망함의 끝이 되어버린 가족 식탐 여행.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야식을 몰래 사수하는 에피소드. 
오래간만에 훈남과의 소개팅을 기대하며 나간 소개팅 자리의 에피소드. 
등등,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에피소드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요가를 해보셨다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이 에피소드.


웹툰에서 엄마와 관련된 일상이 많이 나오는데, 공감 간다.


원래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지.


영화관 비매너, 나는 참지 않고 이야기하지만 타인을 좀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때론 글로 감상을 전달하는 게 참 밋밋하고 딱딱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을 적다 보니, 그런 게 느껴진다. 
차라리 내가 맨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빵 터졌던 웃음소리를 삽입한다면 더 효과적일 텐데... 
아직 갓 서른을 넘겼거나, 넘기시지 못한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내 나이 서른 무렵일 때 이런 책이, 웹툰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 좋다. 생각해보면 지나면 그만인 나이인데.


보너스로 수록된 애송이 가족 애비로드 컬러링 도안. 

현실도피하며 색칠하는데 쵝오


덧붙임. 애송이 하면,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이 떠오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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