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결혼식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속에 당신을 만나는  동안 마음을 가벼이 움직일 수 없는 그 무언가의

시선이 나를 가까이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마음의 지도를 따라가기란 쉬운 선택이 아니었고 말이다.

내 마음속에서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불가피해보였던 언어의 손짓이 그녀가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에서는 끊임없이 나의 감정과 몸 속에 스며 잠든

느껴보지 못한 감각들을 깨우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치 못한 당황스런 말투와 생각, 그리고 익숙치 않은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

페이지를 옮겨가며 시선을 바꾸어보지만 몰입하고자 하는 마음속에는 더욱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듯한 자신을 느끼게 해준다.

 

세상이 나를 향해 던지는 시선과 그를 들여다보는 창은 어떤 모습일지도

생각해보게 되고, 추상적으로 머릿속의 상념들로 채워졌던 마음속에는 쓸쓸함과

외로움이 찾아오기도 하고 무엇으로 정의내릴 수 없는 생명의 존귀한 가치가

우리 앞에 서 있는 이유도 곰곰히 그려보게되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향하고

있는 편견과 헤아리지 못하는 상처의 깊이, 마음속에서 막혀있던 온 몸으로

끄집어내고 싶었던 행위와 신호들은 내게 어떤 자각으로 찾아오는지 관념적일

수도 있지만 근원적으로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속에 베여있는 나 자신이란

무언가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마음속을 끊임없이 가로막는 심리적 갈등의 

연속, 메스꺼워지는 세상의 이질감과 벗어나지 못하는 고통을 온 몸으로

느껴본 적은 있는지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을 들려줄 수 있을까?

세상과 내가 만나고 있는 하나의 정점과 그 모든 경험이 내게 말해줄 수 있는

의식이 통과하고 있는 길은 어떤 곳으로 이끌려가고 있는지도 하나씩

찾아가보게되는거 같다.

 

일상에서 친숙하고 쉽게 꺼내보지 못한 소재들을 한지수 작가는 자신만의

문체와 목소리로 독자인 나로 하여금 그 세계에 미묘하면서 쉽게 구분할 수

없는 분열과 고통속에서 우리과 어떤 시선과 자세로 임하여야하는지를

분명하게 말해주는거같다. 현실인지 환상인지, 그 사이를 오고가는 경계의

세상이란 모든 것이 온전치 않은채 불안함과 다가설 수 없는 두려움을 안기기도

하지만 수많은 슬픔과 번민이 가로지르고 있는 자아의 얼굴에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해주기도한다. 거리낌없이 과감히 외치기도 하지만 그 사이에 절제된

대화들이 잘 가미되어있어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졌고 치열하고 완고해져버린

세상의 무게에 짓눌려진 우리의 자신이 어떤 고통을 이겨내고 결단을

내리면서 새로운 출발을 내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내 몸속으로 파고드는 끊임없는 존채가치에 대한 의문과 정체성의 고민속으로

숨으려하지않고 그 한계에 부딪쳐보면서 새로운 모험의 세상으로 자신을

밀어넣을 수 있는 도전을 떠나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누군가가 정해주거나

말하지 않은 나의 의지와 선택이 담겨진 삶을 찾아가겠다는 절실한 열망은

자신을 짓눌렀던 소외와 억압의 시간들을 충분히 잘 이겨내줄 수 있을거라고

믿어보려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남기고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꿈을 잃지 않고 희망과 용기를 가슴속에 가득 담아보고 싶다. 자신을

피하거나 가둬두지 않으면서 화해하고 새롭게 여행을 떠나는 모습, 내가 꿈꾸는

사랑과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떤 끈으로 이어지과 완성되어가는지 지켜보게

된다면 보다 더 깊은 곳에서부터 나를 일으켜서 지금 내 앞에 서게 할 수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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