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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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란 시간은 삶이라는 생명을 쥐고 태어난 순간부터 하나씩 새로운 기억과

세상을 만나는 과정속에서 자라나게된다. 부쩍이나 빠른 발걸음으로 내 앞을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볼 때면 아련하고 희미하지만 소중한 자신과의 만남을

끊임없이 마주해야했던 순간들은 자신의 걸어온 길 위에 펼쳐진 삶의 또 다른

증거들이 아닐까 생각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이번에 단펀집 <성인식>에는 총 다섯 편의 이야기속에 청소년기에 겪어볼 수

있는 다양한 갈등과정을 먼저 펼쳐주면서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치유하면서

그 성장의 시간속으로 발걸음을 내딛게 되는지를 솔직하고 거침없이 우리앞에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새로운 자신의 정체를 발견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일련의 내면과 호흡하는 주인공들의 시선과 마음속에서 옮겨지는

변화와 행동들을 통해서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 <성인식>은 과학고 입학하여 장래가 촉망받는 주인공 이시우가

겪게되는 성장통을 그려내고있다. 홀로 자신을 키우셨던 어머니의 정성과

기대의 무게가 한없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것이 오히려 한껏 자유로이

그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등과 고뇌로 찾아오게된다.

더군다나 자신과 함께 가족처럼 오랜시간 지냈던 개를 아들의 몸이 허하다는

이유르 구탕이라는 몸보신으로 삼으려고 하는 어머니의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강렬하게 거부한다. 하지만 거부에 대한 용기는 적극적인

반항으로까지 번지지는 못했고 그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소중한 한 부분을

잃어가는 현실을 받아들여 하는 처지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되뇌임만

떠오르게된다. 하지만 결국 이 슬픈 시간속에 흘리는 뜨거운 눈물을 통해

시우는 삶의 새로운 경험과 깨달음의 순간을 자신의 몸 속 깊은 곳으로

받아들인다. 먼가 엄청난 것은 손에 놓아버린 기분이지만 곧 이제 편안하게

자신에 맺혀진 시간들이 풀어지고 있음을 또 다가오는 시간앞에 펼쳐놓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 다음 작품의 중심 소재는 한 여학생의 겪게되는 소위 "왕따"에 관한

스토리이다. 더 없이 소중했던 친구를 집단적으로 함께 외면하고 떠나보냈던

슬기는 어느 덧 자신조차 그 주위의 다른 친구들에게 기분 나쁜 존재로

전락해버렸음을 깨닫고 말할 수 없는 깊은 상처와 보이지 않는 폭력에 내몰리는

깊은 절망과 외로움들이 섬뜻한 환각에까지 이르게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그 소중한 친구를 다시 떠올리게 되고 왕따라는

처지에 내몰렸던 그 고통의 깊이가 얼마나 큰지, 아픔과 다가설 수 없는

두려움을 버텨내는 것이 얼마나 힘겨웠을지를 후회하고 반성하게된다.

이를 통해 진지한 성찰과 함께 내면의 갈등과정이 어떻게 치유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발판이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다음 세 편의 이야기속에는 무엇보다 생명의 무게와 쉽게 내쳐지고

버려질 수 없는 근원적인 가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 폭력성에 대비되는 작은 생명의 무게가 얼마나 커다란

존재와 가치로써 와 닿을 수 있는지를 깨닫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히려 인간보다 더 깊고 강할 수 있는 생명의 희생적인 본능과 집념을

발견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말이다.

특히  조류독감이나 광우병, 미국소 전면개방같은 소재는 소설속의 허구가 아닌

불과 얼마전까지 우리가 격렬하게 대립했던 문제의 이슈들을 더욱 현실감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이야기속에 녹여내고 있다.

곧 암울했던 기억과 이로인해 고통받고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을 쳤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직도 씻기지 않는 깊은 상처로 기억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여진다. 전달되지 않는 가로막힌 벽 앞에 그저 침통함과

고통의 시간앞에 우리가 안고가는 사회적 모순과 현실을 잘 반영한 모습들

이었고 그를 향한 비판과 항의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근원적으로  어떤 자세와 근본적인 생각과 시선의 변화와 노력이 필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단면이 되기도 한거 같다.  

 

일련의 이야기를 통해서 좀 더 친근하고 가까이 청소년의 생각과 시선과

언어를 새롭게 받아들여볼 수 있었고 모두가 똑같지 않겠지만 자기만의 어떤

고민과 성장통을 안고 극복해가려 하는지 다양한 시선층에서 바라볼 수 있는

만남을 가져보았던거 같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상실의 나날들이라 부르는

그 시간들이 어떤 새로운 세계로 이어질 수 있는지 가까이 만나도록 도와준

소중한 기억으로 남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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