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두는 여자
베르티나 헨릭스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삶을 마주할 때면 가끔씩 햄스터가 열심히 발을 굴리고 있는 챗바퀴의 모습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일상은 반복되지만 미묘한 변화와 사소한 차이가 발생하는 감정의

충돌속에서 그 때마의 내가 짓고 있는 웃음과 표정은 매일 다른 곳을 향해 시선을

옮겨가는 그런 시간들의 연속이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석양의 아름다움 빛을 떠올리고 있었던 나에게 쪽빛 바다 위에

서있는 아름다운 섬 낙소스에 살고있는 한 여인 엘레니와의 만남은 먼가 마음속에

비어두었던 공터위에 작은 열정의 불씨가 커다란 계기가 되어준 것처럼

일상의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열정과 꿈, 진정한 나의 모습은

무엇일지를 생각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낙소스 섬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한 번도 이 곳을 떠나본 적이 없는 소녀에서 어느덧

마흔 두살의 두 아이가 있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는 엘레니, 아침마다

익숙한 벌걸음으로 옮기게되는 디오니소스 호텔에서 그녀는 일찍 자리잡은 룸메이트로

일하는 여인이다. 평온한 일상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그녀의 하루를 옆에서 지켜볼 때면

먼가 단조로워보이고 반복된 일상에 그녀 스스로 흥미와 관심을

잃어버려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 프랑스 여행객의 객실을 정리하면서 우연히 건드린 나무로 된 체스판을 만나게되고,

이 작은 일상의 광경이 어느순간 그녀의 머리를 스쳐가면서 여태껏 한 번도

상상해본적이 없는 생각만 해도 숨이 멎는듯한 계획이 그녀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어나가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여정이 시작된다.

 

먼가 두근거리기도하면서 한편으로는 두려울 수도 있지만 머릿속에 늘 동경처럼

꿈꿔온 세계에 대한 그리움과 망설임으로 채워나가기보단 후회없이 이전의 반복된

지루한 삶의 체스판에서 새로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겨나가게 해주는 용기와 열정을

얻게 된 것 같아 더 맘 속에 활력이 차오르는는 기분이었다. 남편과 함께 하고 싶었던

체스는 아이들조차도 반기지 않는 일상의 한 쪽 구석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엘레니는 여기에 실망하여 그녀의 마음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따뜻한 가족의

응원과 그녀를 뒷받침 해주는 든든한 지원은 없었지만 오히려 더 열심히 체스 실력을 

키워나가며 점점 포기할 수 없는 새로운 삶의 목표가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이어진다.

바로 더이상 그녀의 삶이 어제와 같은 오늘의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우리의 일상에 그대로 비춰주는 거 같았다. 

열정 가득한 그녀의 새로운 삶과 함께 걸어가면서 나는 무엇을 발견하고 있을까?

 

인생의 행복은 어느 정점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무엇인가를 향해

열심히 뛰어가는 삶의 열정과 꿈은 결코 낯선 바람과 희망이 아니다.

마음을 진정 열어둘 수 있다면, 매일 같은 일상의 비워내는 시간속 한가운데

서 있더라도 엘레니처럼 어느 한 순간에 찾아온 삶의  존재에 잊혀진 설렘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고 먼가 새롭게 나를 다시 마음속에에 끄집어낼 수 있는 힘과 활력을

가득 불어넣어주는 시간을 우리도 충분히 채워볼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의 고요한 풍요로운 행복감에 젖어있는 자신이 생각날 때 엘레니처럼 새로운 인생의

주체가 되어보는 멋진 도전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보자고 함께 용기를

가득 불어넣어주고 싶다. 왠지 어제와 다른 내일의 새로운 시간이 설렘과 기대로

차오르는 나의 일상과 마주하는 여정속으로 하나씩 옮겨질 거 같은 기분이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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