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
아케노 데루하 지음, 신주혜 옮김 / 작품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잿빛으로 어두운 그림자 속에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는 기분이란게

과연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내가 동경하는 삶이란 것의 가치, 의미, 그리고 현재 나를 붙잡고 있는 선택하지 않았던

찌들어버린 얼굴을 마주하고 있을 때의 느낌, 비참한 굴레에서 어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는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이 소설 속 두 여자 도코, 히사에를 통해 그 이면에

닮아갈 수 없는 진실을 마주해 볼 수 있었다.

 

본래 미카미 리야코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도코, 지난날의 어둠 속을 정처없이 걸어오며

영원히 탈출 할 수 없을거 같았던 그녀의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은 분명 평생 패배자로

살아갈 수 없는 그녀의 강한 의지를 대변하는 대목이었다.

잘못된 사랑으로 인한 반복되는 일상에 토해내는 한숨에서 그녀에겐 새로운 삶의 이름이

필요한 시간이기도 했다. 과연 그녀가 말하는 승리자가 되는 선택받은 빛이란

어떤 것일지 알고 싶어진다.

 

이전의 삶의 기억을 쓰레기통에 버리듯 달라진 삶은 전혀 새로운 모습이었다.

ETS라는 젊은 여사장으로써 다양한 스태프와 함께 이 사회의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고 있었다. 너무나 발전해 버린 세상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경제적으로

손 쉽게 필요한 돈을 만져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그 유혹에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그런 일이었다.

결국은 남을 속이고 얼굴도 모르는 인생을 소리없이 고통속에 밀어넣고 마는 사기라는

씁쓸한 이름만이 남아있는 것이었지만 그로인해 일말의 죄책감은 남아있지 않았다.

이미 세상에서 자신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 그 어떤 남자도 믿을 수 없게 되버린

자신을 만들어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누군가를 착취하는 쪽의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공허한 허무함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닌지 물어보게 된다.

 

잘 나가는 그 누구도 부러워하는 멋진 여성으로 살아가는 도코와 함께 살아가는

히사에란 여자는 도코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다.

이런 히사에게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상처는 그녀의 운명을 바꿔놓고 말았다.

사랑에 대한 실패 댓가는 가혹한 노이로제로 변해 결국 그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너무 쉽게 놓아버린 되돌릴 수 없는 후회의 선택으로 내몰고 말았던 것이기도 했다.

그 힘든 시련의 시간속에서 꺼내준 사람은 도코였지만 이 역시 히사에게는

무감각해져버린 2년 반의 시간을 흘러가게  만들고 말았다.

 

도코는, 아니 리야코는 히사에를 가정부처럼 자기 마음대로 부려버렸고,

그 인격을 부정하며  냉혹한 태도를 버리지 않은채 움직이지 않는 인형을 길들이는

것처럼 대해왔다. 그러면서도 끝나지 않을 거 같던 이 생활 속에서도 히사에게서

발견할 수 있던것은 그릇된 집착과 오해, 홀로 고독과 외로움속에서 빠져 변함이 없던

자신속에 커져가는 분노감은 전혀 새로운 과거와 진실의 실체를 폭로해주고 있다.

 

오랜 시간 그 처음부터 틀어져 어긋나버린 두 여자의 인생, 마음속의 속삼임에서

번져오는 원망과 저주의 집요함은 결국 깊은 늪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소설 후반부에서 드러내고 있는 리야코의 고백을 통해 과연 우리가 쫓고 있는 삶의

행복, 이상이란게 무엇인지, 불평과 불만으로 현실에 대한 원망과 허우적대는 자신의

눈빛을 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인생을 만족하게

만들 수 있고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길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인생이란 것이 누가 누구에게 정답을 내리거나 가르칠 수 있는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인생의 길을 찾아가고 작은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해나가면서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복수에 대한 복수는 결국 서로의 파멸이지 누구 한 사람만의

성공과 행복으로 온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현재의 나의 이름에 걸맞게 살아가고 있다 말하는 그 표정 속에는

과연 미소가 들어서 있는지 그 이름을 불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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