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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아프리카 - 대자연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우정의 서사시
조세프 케셀 지음, 유정애 옮김 / 서교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없이 자유로워보이는 광야에 펼쳐지는 자연과 함께 숨쉴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순수한 마음을 적시는 감동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꿈을 꾸기만 했던 불빛속 에서 직접 눈으로 본 아프리카의 대자연은 생명의 존엄과
아름다운 조화를 꾸밈없이 그대로 비쳐주는거 같다.
그 속에 만난 어린 영양과의 만남속에 왠지 모를 생동감이 넘쳐 흘렀고,
처음 친구가 되어준 파트리샤와의 만남은 앞으로의 여정을 어떻게 전개시킬지 궁금함을
더해간다.
이 파트리샤를 통해 자연속에서 수많은 동물들과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땐
신기하면서도 그런 인간을 이해하고 따르는 모습이 왠지 상상속에서만 가능할 거
같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마치 친구를 대하는 것처럼 몸짓 하나하나가 친근하고
함께 한 시간이 그만큼 인간과 동물간의 신뢰를 지켜준 약속의 열쇠처럼 보이는 거
같았다. 그리고 어린시절 버려진 젖먹이 어린 사자를 발견하고 구한 애꾸눈 키오르,
이 생명을 키워온 파트리샤, 또 함께한 불리트, 시빌, 이 3명의 가족에게는 또 쌓여 있는
사연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틀어졌던 오해, 그리고 이해, 용서들을 하나씩 겪으며
극복해나가려는 의지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정은 쉽지 않았던거 같다. 가족간의 신뢰에서 엉클어진 매듭의 끈을
푸는데는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말이다.
고민을 하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도 쉽게 열지 못했던 마음을 들어줄 수 이가
없다는 외로움을 감춰둔 채로 그렇게 지나가버린 시간...
돌아와서 나, 아저씨는 파트리샤에게 자신의 제일 가깝게 아끼는 친구, 킹을 소개 받지만
포효하는 맹수 앞에 다가서기란 정말 상상이 쉽게 가지 않았다.
그런 사자를 쓰다듬고 어루만지고 자신의 말이면 무조건 복종하는 모습을 보면 여간
신기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래도 사자와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친구를 소개시켜주고
믿음을 쌓아 신뢰를 이루기까지의 모습은 한 단계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친구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자연속 야생에서 살아가야할 킹과 언제까지 인간으로서 함께 살아가기는
힘들어보이는 현실의 벽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언젠가는 파트리샤 자신도
그런 자신을 이해하고 그런 자연속의 나를 떠나 자신이 있어야할 일상으로의 자리를
되찾겠지만.. 이런 이별이 오랜시간 함께 정을 나누며 함께해준 친구, 킹과의 따뜻한
우정을 더 슬프게 만드는거 같다. 비극적인 죽음이 가져다준 충격은 단순한 슬픔
그 이상의 증오와 경멸을 가져다준 아픔의 상처만 남고말았다.
결국 죽음으로써만 떼어 놓을 수 밖에 없었는지..평화로왔던 오랜 여행의 거울은
무참히 깨지고 자연을 벗어난 물질세계속에서 견뎌내야하는 파트리샤의 앞날을
어떻게 바라 볼 수 있을지 생각이 가지 않았다.
되돌릴 수 없는 지나온 추억의 조각들을 더 이상 맞출 수 없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파트리샤가 나누었던 따스한 사랑과 우정, 그리고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포용은 지쳐있던 삭막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치유해 주며 어루만져주는
긴 여행의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언젠가 내게도 그런 모습을 담아보고 따뜻한
우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삶의 조각을 만나보고 싶은 꿈을 펼쳐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