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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의 품격 ㅣ 노란 잠수함 19
홍민정 지음, 최미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내년에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의 살에 얼굴을 부비는 아이를 보면 아직 아기 같은데, 벌써 초등학생이 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 정도 작지만, 그래도 자신의 속도로 키도 쑥쑥 자란 걸 보면, 아이들은 정말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는 것이 딱 맞는 말이다.
초등학생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걸까?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긴 한데, 아직은 뭔가 손이 많이 간다. 그런 초등학생에게 어떤 품격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이상 아기가 아닌, 엄마껌딱지가 아닌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초등학생이 되니 아이들은 뭔가 허세 담긴 말을 해대기 시작한다.
초등학생이 되니 뽀*로 음료수를 끊고, 에너지음료를 마시기 시작한다.
초등학생이 되니 샤랄라 하던 옷 차림이 점점 무채색으로 변해간다.
초등학생을 이런 겉모습만으로 규정하기엔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은 어느새 깊은 마음의 소유자가 되어버렸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쓴 홍민정 작가의 신간 「초등의 품격」 의 주인공 준혁이는 집에서는 말썽꾸러기, 귀염둥이 막내이지만, 나름 후배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도 있는 늠름한 2학년이다.
준혁이는 집에 놀러 온 누나 친구 동생을 보고 얼굴이 빨개진다. 그런 동생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막내스러운 모습은 어디 가고 잘 나눠주고, 용감한 아이로 변해간다. 태권도에 등록해 몸도 마음도 단련한다. 길 가다 보게 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우려고도 한다. 그 위험에 처한 상황이 사실은 연극이었다는 웃기지만 슬픈 사연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통해 준혁이는 새로운 경험도 하고 더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자라간다.
사람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품격이 있다. 그것은 흉내내는 것으로 절대 드러나지 않는다.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매일 입는 속옷 같은 것이다.
세상이 허세로 가득하고 남과 비교하는 세상이다 보니, 아이들도 인성보다는 겉모습을 꾸미는 것에 치중한 모습을 보게 된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말과 행동은 부모로부터 나오기에 아이들의 품격이야말로 부모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준혁아, 변하지마. 이대로만 자라다오.
이 책은 초등학교 저학생 학생들이 편하게 읽기 좋고, 가족들이 함께 읽어도 좋겠다. 함께 읽으며 우리 가족은 어떤 것에 마음을 두고 살아가며, 어떤 것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지도 나누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