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세상 베틀북 저학년 문고
조성자 지음, 한아름 그림 / 베틀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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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초등학교 앞에는 목소리가 우렁찬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편의점이 있다. 그 사장님은 아이들에게 삼촌으로 불리는 따뜻한 분이다. 하교 시간이면 아이들로 북적이는 곳, 편의점 안 테이블도 라면에 삼각김밥 먹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낮 시간에 가면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저녁에 가면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우렁차게 인사해 주신다.

아이들은 왜 편의점에 모일까?
요즘처럼 배송, 배달 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 어른들이 주문해 주고, 어른들이 골라주는 시대에 직접 보고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또 한 가지는 하교 후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가야 하는 곳이 많은 아이들이라 배가 고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배가 고프지 않아도 마음의 허기짐도 그 곳에서 채우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보게 된다.

전 편 「놀이터 세상」에서 만났던 미래, 소이, 윤호가 신간 「편의점 세상」에도 등장한다. 전학생 바다도 함께.
‘놀이터 세상’에서 아이들의 세밀한 우정의 감정을 만나보았다면, 이번 편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수많은 관계 속에서 겪게 되는 소소하지만, 묵직한 감정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작은 세상 속에서 어떻게 만나고, 판단하고, 돕고, 사랑하며 살아가는지 지켜보고 있으면 엄마 미소가 나오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저렇게 인성이 바른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따뜻한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어떤 것을 심어줘야 할까 생각하며 내내 웃으며 글을 보게 되었다.

후속 작품인 만큼, 아이들도 훌쩍 커 버린 모습이다.
자신이 어렵게 모은 용돈을 필요한 곳에 소비할 줄 알게 되었고 이성을 향한 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평소 부모님께서 하시던 말씀을 마음에 새겨 상황에 적용할 줄 아는 모습 역시 “초딩이 뭘 알아?” 라고 치부하기엔 굉장히 의젓해진 모습의 한 부분이었다.

이 책을 읽게 되는 아이들은 「놀이터 세상」에서도 경험했을 또래끼리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될 것이다. 나와 친구가 자주 가는 아지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것이다.

이 책을 읽게 되는 어른들은 예전과 달라진 어린이들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편의점 칭찬 언니나 사장님과 같은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될 것이다.

경쟁과 분열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따뜻하고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게 되는 소중한 쉼을 선물로 받고 싶다면, 조성자 작가가 글을 쓰고 한아름 작가가 그림을 그린 「편의점 세상」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놀이터 세상」도 함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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