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여인 마음그림책 22
김수완 지음, 김수빈 그림 / 옐로스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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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에서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화를 내는 사람들을 마주치곤 한다. 낯선 이에게 바로 버럭 화를 내는 것도 놀랄 일이지만, 그 일이 그렇게 분노할 만한 일인가 할 때가 많다.

사실 좀 민망하지만, 우리가 가장 많이 화를 뿜어내는 대상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가족이다. 별 일 아닌데도 짜증을 내게 된다.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짜증 내는 일은 또 얼마나 많은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확실히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다.

한 마을에 거대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이 여인은 마을의 모든 것을 좋아했다. 딱 한 가지, 마을에 살고 있는 고양이만 빼고. 아름다운 마을을 바라볼 때의 여인의 표정은 누구보다 온화했지만, 고양이 울음 소리를 들으면 금세 무서운 거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여인은 고양이 울음 소리에 화가 나 고양이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고양이의 긴 목줄이 울타리에 걸려 있었고, 여인은 화가 난 것을 못 이기고 울타리를 들어 올려 버렸다. 그것으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고양이의 울음 소리는 얼마 안 가 또 다시 여인의 귀에 들려왔다. 여인은 이번에도 참지 못하고 울음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고, 이번에는 고양이의 목 줄을 누르고 있던 바위를 들어 올려 버렸다. 그렇게 좀 더 큰 것, 좀 더 거대한 것을 들어 올려 던져버렸던 거대한 여인. 여인의 화로 인해 마을이 어떻게 변했을지 안 봐도 뻔하다.

우리는 화를 내면 화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화를 참으면 병이 된다. 그러나 화를 잘 내는 방법을 모른 채 무조건 쏟아내기만 한다면,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

거대한 여인은 몸이 거대한 만큼 힘이 셌다. 화의 크기도 컸다. 거대한 여인의 거대함은 결국 타인을 위협하고, 피해를 입히는 데 사용되었다.

뭐든지 빠른 시대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참고, 기다리는 것도 예전만큼 잘 안 된다. 우리나라는 배달이며, 택배며 뭐든 빠르게 서비스하기로 유명하기에 더욱 그런 분위기 속에 살고 있는 듯 하다.

그런 우리에게 작가는 너무 바로 반응하지 말라고, 조금은 주변을 본 후에 말하고 표현하라고 거대한 여인을 데려다 준 것 같다.

김수완, 김수빈 자매 작가는 앞서 「수염왕 오스카」, 「행복한 세세 씨」와 같은 그림책으로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에 대한 생각 거리를 던져준 바 있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그래픽노블 「유령집사」를 지었고, ‘로로’라는 필명으로 네이버 일요웹툰 <고양이 타타>를 연재하기도 했다.

요즘 들어 화가 더 많아진 것 같다면,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어 신경이 쓰인다면 이 책을 함께 읽고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해답은 언제나 생각보다 쉽고 간단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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