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빼앗는 사회 -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의 한국 사회 실패 탐구 보고서
안혜정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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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말을 아주 어릴 때부터 들어왔다.
실패하는 건 누구나 받아들이기 싫은 일이지만, 실패해야 배움에 이르고, 성공에 다다를 수 있기에 이런 말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참 좋은 말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실패했을 때, “괜찮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잖아.”라며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실패를 내가 겪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우리는 남을 의식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결과만으로 성공과 실패를 말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칭찬할 때도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하라고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면 결과에 함몰되어 애쓰고 고생한 과정은 뒷전이 되고 만다.

실패는 어쩌다 모두가 싫어하는 일이 되었을까?
우리 나라 최고의 석학들이 들어갈 수 있는 카이스트에 실패연구소가 있다. 실패연구소라는 단체 이름도 특이하지만, 가장 큰 성공을 이룬 것 같은 카이스트에서 실패연구소를 만들었다는 점은 어쩐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뭐 얼마나 실패해 봤겠어.’하며 그들이 실패 운운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들의 속사정은 달랐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성적에 있어서는 실패한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과도한 불안이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한 부분이 있었다. 기대치나 기준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 중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완벽주의 성향이며, 그리고 타인의 평가로 인해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엘리트가 아니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실패연구소는 2021년에 만들어 졌는데, ‘실패’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실패 경험을 통해 더 성장하는 것이 연구소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그들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실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고자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질문들이 생겼다. 실패는 개인이 꼭 극복해야 하는 과제일까? 꼭 극복해야 할까? 이것을 딛고 성공까지 이루어야 할까? 실패를 딛고 일어서서 성공에 이른 것을 사례로 발표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가 되어야 성공 사례가 될까? 여러 가지 의문점을 갖게 되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한 사람만 칭송받는 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어떤 태도를 길러야 할까? 실패를 말해도 루저취급하지 않고, 성공을 종착점에 두지 않고 일상을 살아내는 것도 인정해주는 사회구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부든, 사업이든, 나 자신과의 싸움이든 실패로 인해 좌절감에 사로잡힌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생각의 전환을, 완벽주의에서 탈피를 경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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