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만 보려고 하는 아이들 때문에 골머리 썩는 양육자들이 많다. 나 역시 우리 아이가 유행하는 캐릭터를 앞세운 만화는 안 봤으면 하지만, 이 만화라면 몇 번이고 보라고 눈 앞에 가져다 주고 싶은 작품이 있으니 바로 「뿌뿌는 어디에나 있어」이다. 박윤선 작가님은 프랑스에서 아이들과 고양이를 키우며 만화를 그리는 분이다. 전작 「뿌뿌는 준비됐어」도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보다 한층 더 재미와 실용적인 면을 더해서 출간했다. 뿌뿌는 안또낭이 키우는 반려견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보다 보면 안또낭만 뿌뿌를 키우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뿌뿌가 안또낭을 키워가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영리하고 재치있는 강아지 뿌뿌.방학을 맞아 할머니댁에 가게 된 안또낭은 친구 조에에게 뿌뿌를 맡기고 떠나게 된다. 조에와 함께 하며 엄청난 장난과 기발한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뿌뿌. 그리고 떠나있는 안또낭에게 요구르트 전화기를 던져주어 요구르트 전화로 놀이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라울네 집에서 놀게 된 조에와 뿌뿌. 라울의 집은 놀이공원 같다. 밤이 되도록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는 나도 라울네 집에 놀러가고 싶어졌다. 이번 책의 실용적인 면은 아이들이 노는 놀이의 자료가 들어있다는 점이다. 복사해서 비행기를 만들 수도 있고, 보드판을 이용해 독자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 게임만 게임으로 아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놀이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이 만화는 착한 만화이다. 작품 속의 아이들은 놀기만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끝없이 논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내 아이가 그렇게 놀기만 한다면 그 모습도 사랑스러울까? 놀 때의 행복한 얼굴을 본다면 분명 사랑스럽게 보일 것 같다. 아이들은 잘 놀아야 한다. 놀고 놀고 또 놀아야 한다. 노는 가운데 몸도 쓰고 머리도 쓰고 마음도 쓴다. 유행어나 신조어가 난무하지 않고, 양보와 협력의 언어가 담긴 「뿌뿌는 어디에나 있어!」. 어른이 보면서도 웃음이 터지는 만화이니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책 속의 게임도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