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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숲 ㅣ The 그림책 4
조수경 지음 / 한솔수북 / 2024년 10월
평점 :
「마음 샘」을 쓰고 그린 조수경 작가의 신작 「마음 숲」이 출간되었다. 「마음 샘」에서는 물을 마시려던 늑대가 샘에 비친 토끼의 모습을 본다. 그 모습은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다. 힘이 센, 으르렁대는 늑대가 사실은 토끼였다니, 늑대는 더욱 자신을 감추고 싶었다. 이 모습은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살아가는 우리는(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여러 개의 가면을 가지고 있다. 만나는 사람이나 장소에 따라 알맞은 가면을 꺼내 쓰고 그게 진짜 나인 것처럼 행동한다.
조수경 작가 신작 「마음 숲」에서는 감추던 나에서 가면을 쓰는 나로 옮겨가 깊은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남자는 가면을 자꾸 쓰다보니 깊이 숨겨 놓았던 자신의 얼굴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눈,코,입……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나는 아무도 아니게 되었다고 말한다.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끈이 더욱 자신을 조여올 때, 한 아이를 만나게 된다. 그 아이는 끈을 서서히 풀어주고 손을 잡고 숲으로 남자를 데려간다.
숲에서부터 책은 화려해지기 시작한다. 고뇌하던 남자는 흑백인데, 아이는 화려하고 푸르다. 그리고 남자의 얼굴에도 이목구비가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가면을 쓰고 있어 아무것도 아닌 내가 푸르러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언제든 달려가기만 하면 나를 맞아줄 마음 숲.
그곳에 가면 기다렸다고 왜 이제야 왔냐고 할 것만 같다.
그리고 너부터 가면을 벗어보면 어떻겠냐고 말해줄 것만 같다.
나는 가면 따위는 쓰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감정의 가면을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를 테면 이런 것들이다. 행복 가면, 자신감 가면, 너그러운 엄마 가면 등.
나를 옭아매고 있는 끈으로 인해 표정이 사라졌다고 느낀다면 마음 숲에 가보자.
나를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가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면에 10명의 사람이 있다. 그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는데,
팝업 형태의 가면을 벗기면 전혀 다른 얼굴이 나온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면을 직접 벗겨보며, 그 안의 아름다움들을 맞이하며 상한 마음의 치유를 경험하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