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동화나 전래동화가 아닌데 내가 어린 시절에 보던 책을 내 아이가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 책을 읽으며 빠져들던 느낌과 그날의 공기와 읽어주시던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나의 어린 시절로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1981년에 출간되어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다가 절판되어 중고서적 가격이 100만원까지 올라갔다던 굉장한 책이 복간되었다. 아마존 후기를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복간을 반가워하고 지난 시간을 추억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이게 40년 전에 나온 책이라고 생각하면 실로 놀랄 수밖에 없다. 그림이 얼마나 섬세한지 한 페이지에만 머물러도 볼 거리가 많아 한 권을 다 읽어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헨리에타는 굉장히 유명하고 유능한 건축가이다. 그가 선보이는 집들은 창의적이고, 집으로써의 역할을 확실히 해 고객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겨우 생쥐 한 마리이다. 그러나 이 한 마리의 생쥐는 박학다식해 보인다. 그러니 동물들이 원하는 집의 모양을 주문하면 대상에 알맞은 집을 뚝딱 만들어낸다. 이 실력은 설계나 인테리어의 실력에서만 나오는 게 아닌, 고객의 성향과 필요를 파악하는 값비싼 눈썰미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헨리에타의 대단한 실력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눈여겨보면 좋을 내용은 헨리에타에게 집을 의뢰하는 동물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요구하는 집의 모습은 우리 인간들이 원하는 집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넓고 화려함을 좋아하기도 하고, 쉼에 특화된 집을 원하기도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잘 하기 위한 매개체로서의 집을 원하기도 한다. 늘 꿈꾸던 미지의 세계를 더 잘 탐구하고 싶은 마음을 집에 담아내려고 하기도 한다. 다 다르지만 같은 점이 있다면 바로 안락함이다. 집마다 안락함을 빼놓지 않았다. 어떤 집이 가장 좋은 집일까? 화려하고 깨끗한 집? 좋은 학군에 위치한 집? 가만히 있어도 값이 뛰는 효자같은 집? 많은 멋진 집을 지어주느라 밤늦게까지 일하는 헨리에타의 집을 보고나면 나에게 가장 좋은 집은 어떤 집일까에 대한 답을 찾게 될 것이다. 내가 만약 헨리에타에게 집을 부탁하게 된다면, 우리 가족이 각자 꿈을 꿀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땐 이렇게 보면 좋을 것 같다. 1. 동물들의 집들을 구석구석 살피며 숨은그림찾기. 2. 동물들의 집 인기투표해보기.3. 내가 꿈꾸는 집 그려보기4. 세장에서 가장 좋은 집은 어떤 집인지 이야기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