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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완료 : 택배가 우리 집에 오기까지 ㅣ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율리아 뒤르 지음, 윤혜정 옮김 / 우리학교 / 2024년 9월
평점 :
어느 때인가부터 우리의 휴대폰 메시지 함에 거의 매일 들어오는 메시지가 있다.
‘배송 출발’, '배송 완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식료품과 생필품들을 인터넷쇼핑으로 구매하며 지내는지 잘 드러내 주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택배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2,3일이 걸리더라도 내가 원하는 물건이 안전하고 깨끗하게 포장되어 내 집 앞에 온다는 자체가 신기하고 고마웠다. 그러다가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물건들이 점점 다양해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직접 가서 구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편하게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한밤중에 주문한 싱싱한 채소가 이른 아침 집 앞에 놓여 있는 것은 이제 예삿일이다.
「배송 완료 : 택배가 우리 집에 오기까지」.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단순히 택배 자체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펼치자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한 회사에서 완제품 하나를 집으로 배송해 주는 정도의 것이 아닌, 물건을 제조한 공장으로 이끄는 정도가 아닌, 물건을 만든 원료의 시작점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우리 집 안에 있는 수많은 물건들. 그 중에서 의자와 솜인형, 초코스프레드를 꼭 집어 그들의 근원지는 어디인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의자는 대부분 목재로 만든다. 숲에서 나무를 베고, 잘라낸 나무를 가지고 제재소로 이동한다. 거기에서 통나무를 판자로 가공한다.
의자를 만들려면 나사도 필요하다. 나사는 철로 만들어졌다. 철의 원료는 철광석. 철광석은 광산에서 캐낸다.
초코 스프레드는 어떤가? 카카오와 우유와 설탕 지방 등이 필요한데 이 모든 것들을 알맞은 조리법에 따라 조합하여 제조한 후에 트럭에 실어 세계 곳곳으로 전달한다.
집안을 둘러보자. 멀리서 오지 않은 물건이 있는지. 원료를 생각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은 거의 다 아주 먼 곳에서 온 것들이다.
물건을 사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물건을 제조하는 일은 대부분 인건비가 싼 나라에서 주로 이루어지며, 원료를 가진 어떤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물건을 사용하는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빨리 받기 위해 차가 빠르게 움직이면 석유 소비가 많아지고, 공기도 오염된다. 기후가 변하면 자연재해가 생길 수 있어, 편리한 생필품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때가 올는지도 모른다.
작가 율리아 뒤르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현장과 작업실에서 많은 연구를 했다고 한다. 이번 책과 비슷한 형식으로 이미 출간된 도서 중에 「우유 한 컵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가 있다. 이 책 역시 정보를 주면서도 지구를 살리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던져주어 매우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사회 과목을 어려워하는 초등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세계를 이야기하고, 경제를 이야기하며 밤늦게까지 그 대화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더불어 빠른 배송이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닌 이유에 대해서도 나누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