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ㅎㅎㅎ 베틀북 저학년 문고
최형미 지음, 박영 그림 / 베틀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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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인 내가 어릴 때야 남남 여여 이렇게 노는 건 예삿일이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남자 여자 할 거 없이 아주 잘 노는 모습에 신세대는 참 다르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학년이 올라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남자 아이들과만 몰려 다닌다. 그리고 “여자 애들은 너무 세!”라고 말하곤 한다.

조리원 동기로 친구가 된 아이들이 있다. 지석이와 이연이. 이 둘은 태어난 날짜도 하루 차이고, 같은 조리원에서 만나 초등학생이 되기까지 서로 마음이 잘 맞는 베프이다. 그런 둘이 초등학교에서도 같은 반이 되다니!

조금은 소극적인 지석이와 호기심 왕성하고 활발한 이연이는 학교에 가서 새로운 생활에 각자의 방법으로 적응해 나간다. 아직 이연이 바라기인 지석이는 점점 친구관계를 넓혀가는 이연이에게 섭섭해하지만, 역시 다른 남자 친구들을 사귀어 가며 나름의 사회 생활을 해 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둘은 서운한 마음 때문에 자주 다투게 된다. 오해도 생긴다. 이전에는 다퉈도 금세 화해했지만. 이제는 그 시간이 조금 길어져 어색한 기류가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모두 성장과 관련이 있다.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걸 배우게 되고, 그 과정을 받아들이는 방법들을 찾아가게 된다. 부모님께 달려가 해결하는 방법만 있는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내 단짝 친구가 다른 친구와 어울리면 혹여 친구를 빼앗길까 걱정이 되었었다. 나에게만 잘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모두에게 잘 해주는 친구의 모습이 보기 싫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내 마음을 들키면 너무 소심하게 보일까봐 너무 이기적으로 보일까봐 마음을 꽁꽁 숨기고 대단히 넓은 마음의 소유자인 냥 행동했던 적도 있었다.

성장한다는 건 뭘까?
이런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런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며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투명하고 상처없는 포장지를 두르고 살아가기 보다 조금은 거친 면이 드러나고 찢기고 보풀이 생긴 모습이 보여져도 당당히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단단한 나로 빚어지는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매일 싸워도 상대방이 나의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화풀이하거나 짜증을 내며 상대방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오늘 다툼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 땅의 많은 지석이와 이연이가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로, 세상을 마음껏 누리는 아이들로 커갔으면 좋겠다. 다투더라도 잘 화해하여 더욱 끈끈해졌으면 좋겠다.

친구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해서 친구 때문에 눈물짓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다툼 속에서도 매일매일 ㅎㅎㅎ 웃게 되길 응원한다.

이 책의 작가인 최형미 작가님의 글은 재치있고 현실적이다. 이전 작품들도 아이들의 언어를 잘 소화해 중간중간 실제로 웃음을 터뜨리며 보았는데, 이번 작품 역시 펼치자마자 그 자리에서 서서 한 번에 다 읽어버릴 만큼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박영 작가님의 그림 역시 아이들의 표정을 잘 묘사해 감정이 잘 드러나게 표현되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이 ‘이거 내 얘기인데.’ 하며 빠져서 읽어낼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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