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쟁이 탄생기 작은 스푼
문정옥 지음, 김이주 그림 / 스푼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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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맛깔스러운 입담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입을 열기만 하면 부정적인 말과 비난의 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의 주변엔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나빠지고 때로는 싸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선우는 부모님의 잦은 이사로 친구들을 진득하게 사귈 기회가 없던 아이다. 할머니댁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기로 하며 전학을 온 선우는 이미 깊은 친구 관계가 형성된 반 아이들 안에 여전히 끼어들지 못하고 외톨이로 지내게 된다.

아이들 안에 끼어들고 싶어 노력해 보지만, 이미 반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몇몇 아이들의 텃새가 선우에게는 너무나 큰 산이었다. 그 중 제일 힘이 있어 보이는 친구는 은석이였다.

힘이나 덩치로 이길 수 없다면 이길 수 있는 다른 힘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한 선우는 막말을 생각해 낸다. 착하게 행동하고 고운 말을 쓰면 아이들이 무시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막말은 생각보다 쉬웠다. 한번 내뱉기가 어렵지, 하다 보니 더 느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할머니에게도 거침없이 내뱉게 되었다.

말이 없을 땐 투명 인간 같은 선우였지만, 막말이라도 내뱉으니 더 이상 투명 인간 취급은 받지 않았다. 단지 아이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뿐이었다.

점점 더 막말의 강도가 세진 선우. 선우는 이 힘으로 아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을까?

정말로 말에는 힘이 있다. 선우 할머니의 말씀처럼 힘이 있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하게 한다. 그런데 선우가 하는 막말은 마음이 돌아서게 하는 힘이 있는 말일 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거친 말을 하는 아이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입만 열면 욕인 청소년들도 떠올랐다. 말이 거칠다 보니 행동도 과격하고 공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아이들은 처음부터 그랬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저 친구가 되고 싶고 다가가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고, 또는 방법을 잘 몰라서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이 그 깊은 속내까지 헤아리지는 못하기에 거부하게 되고, 똑같이 받아치는 것이다.

사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막말을 힘으로 여겨 잘못된 판단을 한 선우도 문제가 있지만, 자기들만의 무리를 만들어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꽁꽁 닫아놓은 마음의 문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조금만 틈새를 주면 더 많은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을 텐데, 애나 어른이나 우리 모두는 친구 조차도 내 것을 만들어 차지하려고 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선우를 생각해 본다. 세 보이려고 하지만, 속은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는 투명 인간 취급받던 선우들 말이다.

이 책은 어른들이 함께 읽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간관계 맺는 방법을 지도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우가 배운 막말이 결국은 어른들에게서 배웠을 거라 생각하니 이 또한 뜨끔하기만 하다. 어른들은 이제 막말을 멈추어야 한다. 부드럽게 말한다고 존중하는 게 아니듯이 어투가 차분해도 공격적이고 비난하는 말투라면 사람을 죽이는 말을 하는 것이다.

모두가 아름답고 사랑이 담긴 말, 세워주고 살리는 말로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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