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였어 올리 그림책 37
브렌던 웬젤 지음, 김지은 옮김 / 올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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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영상 같으면서도 흐릿한 몽환적인 이미지와 함께 ‘잠자는 도롱뇽이 되는 꿈을 꾸었어’로 시작하는 이야기.

누가 꿈을 꾼 걸까?
도롱뇽이 되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꿈을 꾸었을까 싶어 책장을 넘기면, 어느새 문어가 나오고, 또 한 장을 넘기면 우아한 거인, 코끼리가 등장한다. 조금 뒤 조종사 매로 변하고, 밀림의 조용한 사냥꾼 벵골호랑이가 되기도 한다.

꿈 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아이의 꿈 속의 장면을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듯 함께 따라가 보니, 이 책에 다 담지 못한, 아니 담을 수도 없는 수많은 생물들의 아름다움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작가 브렌던 웬젤은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가로 <고양이는 다 알아?>, <돌 하나가 가만히>, <어떤 고양이가 보이니?> 등을 썼으며, 뉴욕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그림은 이미 검증된 바와 같이 매우 아름답지만, 이 작품은 글에서도 시적인 표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때는 그게 나였어’를 반복하며,
대담한 배우, 용감한 탐험가, 꽃의 도우미, 행복한 여왕……. 이라는 수식어를 동물들에게 붙여 독자를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수많은 생물이 될 수 있는 밤, 그 밤을 지나 한바탕 눈밭을 뒹굴고 나면 다시 꿈 속으로 들어가 수많은 다양한 나를 만나게 되는 꿈같은 그림책이 바로 이 책이다. 2023 아마존 최고의 아동도서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허무맹랑한, 그야말로 말로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어른들도 어릴 때는 분명 그러한 상상력이 가득했을 텐데, 이제 너무 메말라 아이들의 순수함을 따라가는 게 힘들어졌다.

가까운 어느 밤에 잠자리 독서로 이 책을 펼쳐보자. 그리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라는 짜증 섞인 말투 대신에, “그래서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니?” 라고 따스하게 대화를 이어가며 우리 아이의 환상적인 꿈 이야기도 들어보자. 부모님과 더 대화하고 싶어 급조한 엉뚱한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들어보자. 그리고 그 광경을 진심으로 상상해 보자.


「모두가 나였어」를 뒤이을 엄청난 작품 하나가 탄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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