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곤충기 8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매미 여행 파브르 곤충기 8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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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대부분 <파브르 곤충기>를 접해 보았을 것이다. 과학도서이지만, 세계문학전집으로 분류되어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곤충을 실제로 연구하고 관찰하며 기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곤충의 삶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다. 1권으로 압축하기에는 많은 양의 자료였고, 실제로도 10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열림원어린이에서 새로 엮어 출간된 파브르 곤충기는 현재 8권까지 나와 있고, 그 중 8권인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매미 여행>을 소개하려고 한다.

매미가 울면 여름이 온 것을 느끼게 된다. 매미를 떠올릴 때에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맴맴 노랫소리는 매미의 트레이드마크다. 거기에 4년여 시간을 땅 속에서 기다렸다가 밖으로 나온다는 것. 매미에 대해 아는 것은 딱 그 정도였다. 그런데 암매미는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400여개의 알을 낳으며, 그 알을 낳기 위해 나무를 찾아다니며 알 낳을 곳을 직접 마련한다는 사실은 곤충학자 파브르가 이 책을 통해 알려주었다.

매미가 낳은 400여개의 알 중, 살아남는 것은 얼마 안 된다. 알을 낳는 어미 매미를 졸졸 따라다니며 그 알을 노리는 적들이 존재하기에 살아 남은 매미 한 마리는 무척 소중하다. 어떻게 지켜낸 생명인데, 이 생명체는 땅 속에서 4년 정도 살다가 밖에서는 겨우 2-3주밖에 살지 못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맴맴이는 그렇게 살아남은 매미 중의 한 마리이다. 맴맴이는 짧은 생을 보내는 동안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낸다. 열심히 노래하여 짝짓기를 하고, 또 400여개의 알을 낳아 자녀를 만들고는 죽고 만다. 살아 남기 위해 쓰는 모습들은 사람의 세계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살아남으려고 억척스럽게 행동하지 않는다. 주변 곤충들의 목을 축여주는 따뜻함이 있고, 싸우려들지 않는 평화주의자이다. 매미는 그저 본능적으로 움직이겠지만, 그 본능이 성실함으로 보여지고, 인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하나의 메시지처럼 보인다.

파브르는 곤충을 통해 자연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가 인생 후반기를 전부 바쳐 완성한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곤충을 사랑하고, 자연에게 삶을 배우기를 바랐을 것이다.

「파브르 곤충기」를 왜 자연과학의 클래식이라고 하는지 조금 알 것 같다. 그저 지식만을 전해주는 것이 아닌, 곤충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보고, 새롭게 가치관을 다져갈 수 있게 인문학적인 요소가 담겨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열림원어린이에서 만든 「파브르 곤충기8-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매미 여행」은 어린이들을 위해 새로 엮어 만든 책인 만큼 그림도 사랑스럽고, 가독성도 좋다. 쉽게 쓰여져 있어 이 책을 읽고나면 주변 친구들에게 매미에 대해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나에게 울림을 주었던 부분을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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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래를 들어 보았나요?
4년을 기다린 노래랍니다

난 누구와도 싸우지 않고
세상 시끄러운 소리도 상관하지 않지요

그러기에는
내게 남은 시간이 너무 짧거든요.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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