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양말이에요? - 2023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대상작 소원함께그림책 5
쑨쥔 지음, 이선경 옮김 / 소원나무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여년 전에 일본의 한 거리에 있는 복도식 아파트에 쪼로록 빨래가 걸려 있는 것을 본 일이 있다. 20년 전이라고 해도 우리 나라 복도식 아파트는 복도에 빨래를 너는 일이 없었기에 참 신기한 풍경이라고 생각했었다.

대만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쑨 쥔이 쓰고 그린 「누구 양말이에요?」는 5층짜리 복도식 아파트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이 담긴 그림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고양이 조이는 엄마와 함께 빨래를 널다가 윗층에서 떨어진 양말 한짝의 주인을 찾기 위해 윗층 집집마다 문을 두드린다. 양말은 언제나 짝이 있기에 한짝이 떨어졌으니 한짝만 널어져 있는 곳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 양말이 맞을만한 동물은 누구일까도 생각했다.

양말을 찾으러 가는 길, 조이는 다양한 동물들을 만난다. 이 때 동물들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자신의 발 모양을 보여주기도 한다. 조이가 대화하는 동안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묘미다.

이 책은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러니 그림책들 중 인정받은재미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조이의 엄마가 이거 누구네 집 양말이에요? 하고 소리지를 때부터 그 표정에서 아줌마들의 억척스러움이 느껴지고, 동물들의 특징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놓은 것도 코믹스에서 주목받을만 했다고 여겨진다.

조이는 한 층 한 층 올라가며 많은 동물들을 만난다. 이 동물들은 사는 모양도 다르고, 노는 모습도 다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동물들의 세밀한 특징들을 알아갈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동물들이 한 건물, 다른 집에서 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 건물 안에 층층별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윗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옆집에서는 왜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지 알지 못한다. 이렇게 양말 하나라도 찾으려고 문을 두드려 얼굴을 마주해야 그제야 젊은이가 혼자 살고 있는지, 노부부가 주 중에 손주를 돌보고 있는지 사연들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집집마다 돌며 양말 주인을 찾으려 했던 조이는 양말 주인을 찾았을까?
양말 찾는 문제가 아닌, 또 엉뚱한 결말로 이어지는 웃긴 이야기 「누구 양말이에요?」.
눈을 크게 뜨고 구석구석 살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이 책과 함께 추운 겨울 이웃과의 따뜻한 추억도 많이 만들어가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