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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너머 집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320
소피 블랙올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23년 6월
평점 :
칼데콧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소피 블랙올의 신간, 「언덕 너머 집」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책 표지와 커버의 일러스트가 달라서 표지에서부터 책에 빠져들 재미를 선사한다.
책 뒷면지에 상세히 적어놓은 작가의 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작가가 구입한 오래된 농장의 이야기로 만든 책이다.
언덕 너머 시냇물이 굽이굽이 흐르는 곳 끝자락에 우뚝 서 있는 집.
그 집에는 부부와 12명의 아이가 살고 있었다.
19세기의 이야기이기에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집안일을 하고, 농사를 짓기도 했으며, 동생들을 함께 돌보았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자라고 배우고 꿈을 꾸었다.
막내가 나이 들어 그 집을 떠나게 될 때까지.
언덕 너머 집은 이제 사람이 살지 않기에 낡아서 바닥이 가라앉았고, 동물들이 들어와 겨울잠을 자기도 했다.
그렇게 허름하고 어지럽혀진 언덕 너머에 있던 집.
작가는 그 집에 있는 벽지와 진흙더미에 묻혀있던, 어머니가 손수 지어 입혔을 원피스 등을 가져와서 꼴라주 작품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
그냥 상상만으로 그린 것이 아닌,
실제 있었던 것들을 재료로 사용했기에
이야기들도 상상이 아닌 19세기 어느 농가의 실제 이야기로 다가왔다.
소피 블랙올의 이야기는 굉장히 가정적이다. 평범하다는 것이 아니라, 평이하지 않은 특별한 가정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12명의 아이들이 지지고 볶는 것을 보여주는 「언덕 너머 집」처럼 「안녕, 나의 등대」 에서도 등대지기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사람의 가정을 보여준다. 평화로움과 호기심, 흥미로움이 공존하는 작품들이다.
이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아이들과 함께 즐길만한 요소들을 한번 찾아 보았다.
🥔 아이들이 감자나 야채들을 잘라 거기에 그림을 그려서 벽지에 찍고 놀았던 것들을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 가족들이 다 떠나고 허름해진 집 안에서 어떤 동물들이 숨어 있는지 그림들을 찾아볼 수도 있다.
🏡 또, 우리 가족의 지난 날들을 함께 떠올려보며 추억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책을 덮고나니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작은 장난감 조각들이 유난히 특별하게 다가온다. 거기에는 행복한, 따뜻한, 때로는 아픈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행복하고 감동적인 '나만의 언덕 너머 집'의 서사를 남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