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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 - 안도현의 내가 사랑하는 시
안도현 지음 / 나무생각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시인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시인은 애초부터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좀 신비스럽게 태어나지 않았을까? 이 시선집에서 시인은 우리 모두에게 시를 쓰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시를 가까이 대할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 준다. 시가 단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대상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사람은 누구나 한두번쯤 살아가는 동안에 시인이 된다고도 한다. 10대의 성장기에, 20대의 청년기에, 또 시인이 좋아하는 시, 시인이 좋아하는 시인의 시들을 엮어서 각각의 작품마다에 시인이 느꼈던 점을 해설로 달아놓았는데 아주 기가 막힐 정도로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다시 보는 시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강은교의 '우리가 물이 되어', 정희성의 '아버님 말씀', 김용택의 '그 여자네 집' 등등 특히 '아버님 말씀' 뒤에 시인이 부연한 말은 촌철살인이라 할 만하다.
-먼 훗날, 지나간 1970년대와 1980년대가 어떤 연대였느냐고 묻거든 이 시를 꺼내 보여주자.-
기가 막힌 한마디이다. 나는 이 책을 올해 초에 구입해서 읽다가 해외 출장길에 가방에 담아갔는데 그곳에 사는 교포에게 이 책을 주고 와서 다시 사서 소장하고 있는데 틈 나는 대로 아무데나 펼쳐서 읽어도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