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적 폭력에 맞선 용기와 기지

홍위병
션판 지음, 이상원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1월

중국 근현대사에 있어서 한 사람이 겪고, 견뎌내고, 끝내 승리를 쟁취한 과정을 통해 약 40년 전쯤에 일어났던 문화대혁명, 즉 공산당의 위대한 지도자(?) 마오쩌뚱을 추종하는 거대한 집단적 광란의 정치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예전에 중국인의 생활상, 사고방식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책들이 있었다.

[허삼관 매혈기], [살아간다는 것], [창랑지수]

이러한 책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중국 사회에서 일어났던 민중들의 소박하고 솔직한 내면을 볼 수 있었는데, [홍위병]을 읽으면서는 션판이라는 개인의 소년, 청년기를 통해 시대적으로 휩쓸었던 집단적 폭력의 참상과 몰이성적인 행태와 그 속에서 잉태되고 횡횡했던 각종 비리에 맞서 한 사람이 투쟁하고, 쟁취하고자 했던 최후의 목표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손에 땀을 쥘 만큼 긴장감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시간적 구성을 갖춘 이야기 틀로 정치적 격변기 상황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한 개인이 이루고자 했던 꿈과 이상, 또한 어떤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져 있더라도 끝내 이겨내기까지의 주인공의 끈질기고도 집요한, 용기와 집념을 체득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