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록 범우 한국 문예 신서 13
이태준 지음 / 범우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이 글을 쓴 작가 이태준 님은 1904년에 태어나셨네요. 작가의 출생년도를 머리속에 담아둔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십중팔구는 의아스러움에 놀랄 것이다.

'하늘지기'님의 리뷰를 보고 곧바로 책을 사서 읽게 되었는데, 짤막한 글들에서 풍겨나오는 운치와 박식함과 글의 힘 등등 내게는 엄청난 충격과도 같았다. 어쩌면 이토록 세월이 흐른 지금 읽는데도 전혀 낯설지 않고 글에서 이런 오묘하고 세련된 맛이 느껴질까.... 또한 지금 세상에 견주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글 내용들이고 보면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도자기를 앞에 두고 감상하는 듯하다.

자세히 세어보니 총 42편의 짤막한 글들이 실려있는 문고판형의 수필집인데, 어느 글 하나 소홀하게 넘길 수 없는 잘 닦인 난 화분을 대하는 기분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바다'도 좋고, '고독', '내게는 왜 어머니가 없나?', '이성간 우정', '고완' 등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빛나는 글들이 주옥과 같이 엮어져 있다. 나름대로 책사냥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이제라도 이 책을 구해서 읽을 수 있었음이 이 가을의 큰 수확이라 할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