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지음 / 푸른숲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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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집을 사서 읽어보면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예술성(?)을 너무 강조해서인지 쉽게 의미나 느낌이 와닿지 않고 난해함에 빠져 결국엔 '시는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하고 읽기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이다. 또다른 하나는 시적 예술성은 도외시한 채 감수성 예민한 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너무 쉬운 말들을 풀어놓은 시들로 시적 감동을 쉽게 얻을 수 없는 경우이다.

나는 너무 어렵거나, 너무 가벼운 시들을 읽고 싶지 않다. 안도현 시인의 이 시집은 이런 나의 까다로운 시를 읽는 조건을 가장 잘 충족시켜 주는 시집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안도현 시인의 시는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말들은 없다. 쉽고 잘 다듬어진 시어들로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그립다는 것은/가슴에 이미/상처가 깊어졌다는 뜻입니다/나날이 썩어간다는 뜻입니다//-[그립다는 것]
//가난하다는 것은/가난하지 않은 사람보다/오직 한 움큼만 덜 가졌다는 뜻이므로/늘 가슴 한쪽이 비어 있어/거기에/사랑을 채울 자리를 마련해 두었으므로//-[가난하다는 것 일부]

결코 어렵지 않은 시어들로,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을 담고 있는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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