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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의 역사 - 빵을 통해 본 6천년의 인류문명, 개정판
하인리히 야콥 지음, 곽명단.임지원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역사의 기록은 대부분 전쟁사를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빵의 역사' 저자인 하인리히 E. 야콥은 빵을 중심으로 역사를 쓰고 있는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통찰력의 소유자인 듯 싶으며 이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무려 4천여권을 참고했다고 한다.
4천여권의 책? 사람이 살면서 평생을 책 읽기만해도 다 읽지 못할 엄청난 책의 분량일 수 있는데...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책을 읽는 심리에 따라 인내가 필요하기도 했다.
선사시대의 빵부터 시작하여 고대의 빵, 중세의 빵, 초기 아메리카의 빵, 19세기의 빵 마지막으로 우리 시대의 빵까지 특정시간별로 기록되어 있다.
빵의 주재료는 밀이다.
밀의 경작과 관련하여 일어난 수많은 역사적 스토리들...
처음부터 기억을 더듬어보면
선사시대의 빵에서는 최초의 농부는 사회성을 지닌 개미라고 추정하며 설명한다.
고대의 빵에서는 제빵에 대해 가장먼저 발견한 나라는 이집트이며 빵의 중요한 요소인 발효과정도 여기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성서에서의 유대인의 이집트노예생활과 탈출과정에서 등장하는 유교병, 무교병과 관련하여 자세한 설명이 있다. 신약에 등장하는 예수 그리스도와 빵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당시 사회현상을 기초로깊이있게 기록되어진다.
이제 암울한 중세시대, 다른 표현으로 종교시대(기독교)라 할 수 있다.
빵이 예수와의 관련성 때문에 신교와 구교의 대립과 새로운 교파간 갈등도 많다.
당시 빵을 만드는 곡물인 밀을 경작하는 농민들은 가장 낮은 지위를 부여받고 영주나 지주들을 위해 농노생활에 고달픈 시기를 보낸다.
민족이나 국가별 승리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쟁터에서 또는 밭에서 비참한 생활을 한다.
이제 초기 아메리카 시대이다.
원래 그 곳에 처음부터 터전을 잡고 살아온 원주민들은 드넓은 대지의 자연환경과 순응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들은 주로 옥수수를 재배하여 주요 식량원으로 사용했다.
이후 유럽(주로 영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그 땅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원주민들과 함께 공존할 수 없는 슬픈역사가 시작된다.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쫓겨나고 전쟁으로 대부분 몰사당한다.
원래 빵을 주식으로 삼았던 유럽에서의 생활로 인해 호밀과 밀의 재배하여 생산량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19세기에 와서 곡물생산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이전에 신의 영역으로만 생각했던 많은 분야에서 과학적 증명이 이루어진것이다.
나라별로는 농작용기계들이 발명됨에 따라 인력의 의존하여 농사할 때보다 많게는 수십배의 효과를 볼수 있게 된다.
이런 변화에 따라 미국의 경우는 토지사용율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며 생산된 밀을 수출하기 위해 주요교통수단이 철도가 엄청난 속도로 신설(40년만에 무려 15만 3천 5백마일 선로건설)된다. 그런데 이런 혜택은 소작농에게는 오히려 불이익이 되며 일부 대지주들에게는 역사상 처음으로 자본주의의 현상인 억만장자들이 배출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우리시대이다.
빵이 1,2차 세계대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 동안 농민은 부정적평가가 많았는데 문학의 영향으로 농업과 농민들에 대한 이해와 평가는 고마움, 감사, 서정적등등의 우리 삶과 사회에 혜택과 유익함을 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평가받게 된다.
유전학의 발달로 기후조건과 상관없이 많은 지역에서 곡물들을 재배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육체의 1차적 욕구만 해결하는 단순한 음식으로만 생각했던 빵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놀라운 역사적 의미가 있음을 확인했기에 빵을 먹을 때마다 역사과정에서 남겨진 교훈이나 가치들도 함께 받아들이며 먹어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