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옮기다니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일지 제목부터 흥미롭습니다.

밍로 부부는 커다란 산 밑에 있는 집에 살았는데 산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난 산 좋은데?"하네요.
산이 왜 좋으냐 물으니 "재밌어서"라고 합니다.
산에서 도토리를 줍는 것도 재미있고, 나뭇잎 줍는 것도, 풀싸움하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밍로의 집 뒤 산에서는 작은 돌덩이들이 떨어져 집 지붕에 구멍을 뚫려 비가 새고
산그늘에 꽃이 잘 자라질 못하니 산을 싫어하는 이유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드디어 밍로부부는 산을 옮기기로 결심합니다.

산을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위해 밍로는 지혜로운 노인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노인이 제시해준 방법들은 왜 지혜로운 노인으로 불리는지 의아할 정도로 엉뚱합니다.
통나무를 산에 대고 밀어붙이기,
숟가락으로 솥과 냄비를 힘껏 두드리고 고함을 질러 산이 도망가도록 하기
뇌물로 산신령에게 빵과 떡 바치기 등이 그렇지요. 
포기하지 않은 밍로부부는 결국 노인이 알려준  산을 옮기는 춤을 추어 성공적으로(?) 산을 옮길 수 있었지요.


부부는 햇볕이 잘 드는 새 집에서 걱정없이 행복하게 살게 되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을 보며 뿌듯해하면서요.

통나무로 산을 밀거나
온갖 살림살이를 두들겨 시끄러운 소리를 내어 산을 쫓아버리려는 부부의 모습이 참 우습고 재밌었는데
누가 보아도 될 것 같지 않은 일을 열심히 하는 걸 보면 산을 옮기고자 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싶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의지가 참 대단해보이기도 하고요.

 

 


책의 처음과 마지막 장면이에요.
미련하고 어리석기도 하지만 끝까지 노력한 밍로부부는 위협적으로 느끼던 산을 드디어 평화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이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삶의 공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다소 엉뚱한 방법들을 제시해 준 지혜로운 노인은 어쩌면 밍로부부에게 산은 결코 옮길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옮겨야 하는 산을 만나겠지요.
쉬임없이 도전하고 이겨내는 끈기도 좋지만,
불가능한 일이 닥칠 때에는 한발짝 뒤로 물러 설 수 있는 것도 용기와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밍로는 어떻게 산을 옮겼을까?]는 한 편의 콩트처럼 그림과 글이 참 재미있습니다.
산을 옮기는 방법을 고민하는 노인의 곰방대에서 가느다란 연기가 구불구불,
그 다음엔 동그란 연기가 몽실몽실, 구름같은 연기가 뭉게뭉게 그리고 마침내는 피어오르는 연기 때문에 노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요.
노인의 고민이 점점 깊어짐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리고 산을 옮기는 춤을 가르쳐주는 노인과 진지하게 따라하는 밍로의 모습에서 웃음이 터지고야 맙니다.

 

 

아이에게 "지혜로운 노인한테 산을 옮기는 방법을 배웠잖아.너도 무엇이든 옮길 수 있어!"말하며
나무를 옮겨보자 하니 아이는 벌써 실실 웃어버립니다. 왼발뒤로오른발 오른발뒤로왼발 춤을 추니 어느새 나무가 저만치 있습니다. ^^ 그런데 아이가 나무를 옮긴게 아니라 나무가 아이를 옮긴것처럼 사진을 찍어버렸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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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6
김경후 글, 문종훈 그림 / 길벗어린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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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여길뿐 삶과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는 살아있다는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생명의 현상과 속성에 대해 알려주는 과학그림책입니다.


그렇다면 살아있다는 건 무엇일까요?


살아있는 건 스스로 움직여요.
정적인 그림 뒤에 동물 친구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생명의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팔짝팔짝, 사뿐사뿐, 파닥파닥, 살랑살랑 등의 꾸며주는 말로 더욱 잘 표현해주지요.
그렇다면 다리가 없는 나무나 꽃들은요?
꽃은 태양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담쟁이는 덩굴손 빨판으로 힘껏 나아가요.
매우 느려 우리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살아있는 건 움직여요.
 

살아있는 건 먹어요
숲 속 친구, 바닷 속 친구, 그리고 사람들 모두 무언가를 먹어요.
일부러 가르치려 하지 않아도 숲 속과 바다 속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요.
아이 입속에 가득한 음식을 보니 건강하게 쑥쑥 자랄 것 같습니다.
편식하는 둘째아이 들으라고 그림책 속 아이를 듬뿍 칭찬해 주었지요.ㅎ
사람이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살아 있는 건 모두모두 자라서 어른이 돼요
살아 있는 거 모두 성장을 이루지요.
개구리도 올챙이 적 시절이 있고, 밤을 지키는 늠름한 수리부엉이도 작은 알에서 태어나 자랐어요.
살아있는건 부모에서 자식으로 이어집니다.
가계도를 보며 우리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아요.


살아있는 건 언젠가는 죽어요.
아이는 키우던 물고기를 땅에 묻어줍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마냥 슬퍼하지만은 않아요.
죽으면 끝이 아니라 다른 생명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니까요.


오늘은 일곱살 둘째 아이가 펑펑 울면서 유치원에 갔어요.
집에서 키우던 물고기 한마리가 생명이 다하려는지 몸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듯 헤엄치는 모습을 발견하고 울기 시작했어요. 수면위 먹이를 먹으려는지 위로 위로 헤엄쳐올라가려고 하지만 다시 아래로 주르륵주르륵 떨어지는 모습이
제가 보기에도 안스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는 아이를 안으며 한참을 달래주었어요.
마침 '살았니?죽었니? 살았다!'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물고기가 죽으면 땅에 묻어주자고 했어요.
물고기는 풀과 나무를 더 튼튼하게 키울 것이고, 좋은일을 하고 떠나면 분명히 하늘나라에서 행복할거라고 위로해 주었답니다.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의 종류가 예전보다 많이 다양해졌지요?
아이들은 여러 동물과 곤충들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고 집에서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집에서 키우다가 싫증을 느끼면 쉽게 내보내고 다시 사들이고 한다는 말에 적잖이 놀란 적이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들을 장난감과 똑같이 취급을 하는 아이들의 마음자세가 염려스러웠어요.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는 이 땅위의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이어져 있어 서로 더불어 살아야 함을, 살아있음으로 벅차고 찬란했던 순간들에도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살아있는 것들을 대하는 자세가 더욱 경건해지고 진실해지는 계기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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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신은 고양이 - 프랑스 편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42
샤를 페로 원작, 강정연 글, 아니타 안제예프스카 & 안제이 필리호프스키-라뇨 그림.사진 / 비룡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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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신은 고양이 이야기는 이미 아이들이 많이 아는 이야기이지요?

 

 방앗간 주인이 세상을 떠나며 세 아들에게 유산을 남겼습니다. 맏이는 방앗간을, 둘째는 당나귀를 막내는 고양이를 가졌어요. 보잘 것 없는 고양이가 가진 것의 전부가 되어버린 막내는 살길이 막막했겠지요. 하지만 고양이는 예사로운 고양이가 아니었어요. 온갖 꾀를 부린 고양이는 막내를 카라바 백작으로 꾸미고 주변상황을 만들어 결국 막내와 공주를 결혼시키기에 이릅니다.

 

 장화신은 고양이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논이나 밀밭의 농부들에게 겁을 줍니다. 고양이의 행위만 보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밉지만은 않은 건 아무리 보잘 것 없고 하찮은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일 거예요.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개성있는 다양한 그림들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데 이 그림책은 소품들을 모두 만들어서 사진작업으로 구성을 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언젠가 ‘안녕, 폴’이라는 그림책의 제작과정이 담긴 북트레일러를 아이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었어요. 이 그림책도 소품들을 만들어 사진을 찍었는데 온갖 정성을 들인 아기자기한 작품들에 아이들이 놀라워하며 그림책을 더욱 특별하게 느끼는 걸 보았어요. 장화신은 고양이도

 

그림 작업에 일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림에 어떤 재료들이 사용되었는지 발견하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박스, 철사, 단추, 낙엽 등 낡은 물건들이 그림책 속에서 빛이 난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주위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 한번쯤 따라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요. 그림책에 나온 사진이 16컷인데 천 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고 하니 그림책에 실리지 못한 그림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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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도서관 국민서관 그림동화 161
가즈노 고하라 글.그림, 이수란 옮김 / 국민서관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 동네에 있는 도서관은 저녁 6시면 문을 닫는데

한밤의 도서관이라니 제목부터 호기심이 생깁니다

 

꼬마소녀와 세 마리의 올빼미들이 한밤의 도서관 사서입니다.

도서관을 찾는 동물 친구들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모습을 통해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예의와 규칙을 자연스레 보여줍니다.

 

늑대소녀가 책을 보며 우는 모습을 보고 아이는 “엄마까투리 읽었나?“합니다.^^

아이는 슬픈 책 하면 엄마까투리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가봅니다.

늑대소녀는 사서들의 도움으로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어요.

늑대소녀에게처럼 위로의 의미가 아니어도 누군가와 함께 책을 보고 공감을 한다는 건 참 행복한 경험인 것 같아요.

 

 

거북청년은 책에 푹 빠져 문 닫을 시간에도 갈 생각을 하지 않네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에 몰입하고 있는 거북 청년의 모습이 참 듬직해 보입니다

사서는 거북 청년에게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 주고 책을 대출해주지요

책을 등에 지고 돌아가는 거북 청년, 큰 선물을 이고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일과를 마친 올빼미들은 꼬마사서의 책읽어주는 소리에 달콤한 잠에 빠져 듭니다.

 

한밤의 도서관은 색감과 이야기가 참 따뜻한 책이에요.

도서관에서는 모두들 행복한 모습입니다.

아이들은 그림책에 나오는 이야기에 빗대어 도서관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 나누게 되고, 아직 도서관에 가보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주어 도서관을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도서관은 참 좋은 곳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생기고요.

도서관과 동물들이 등장하는 그림책이 여럿 있지요?

사자가 꼬리로 먼지를 털거나, 아이들이 편하게 기대어 책을 읽게 해주는가 하면 도서관에서 살면서 책을 쓰는 생쥐도 있고, 한밤에 도서관에서 축제를 벌이는 박쥐도 있지요 이 그림책 속의 올빼미들은 높은 책장에 있는 책도 쉽게 꺼내줄 수 있을 것 같아 좋아 보여요.

아이에게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어떤 동물이 있으면 좋을지 물어보니 코끼리라고 합니다.

높은 곳에 있는 책도 쉽게 꺼내주고, 책읽기가 지루해지면 코끼리의 코에서 미끄럼을 타고 싶다고 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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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여름방학이 시작, 하지만 맞벌이에 중국 출장까지 잡힌 부모님은 바로의 거취문제로 옥신각신합니다. 아빠는 시골 할머니 댁에, 엄마는 이모네로 보내고 싶어 하지만 바로는 할머니댁을 선택합니다.

바로가 할머니를 좋아하느냐고요?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모네로 가면 원어민 영어 과외를 받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바로의 시골 은 무엇하나 평탄하지가 않습니다.

  손자가 왔다고 귀한 쥐눈이콩을 잔뜩 넣고 밥을 하시는 할머니와 콩을 싫어하는 바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치게 되지요. 이 책에는 폭탄머리 할머니와 할머니의 손녀 지혜, 정빈이가 등장하는데 다들 바로와 할머니 사이가 멀어지는데 한 몫합니다. 오죽하면 서로 가짜 할머니, 가짜 손자라고 생각할까요.

  낯선 시골에서 혼자가 되어버린 바로, 급기야 ‘돼지사건’이 터지면서 바로는 무릎이 다치고 집을 뛰쳐 나옵니다. 서러움에 복받친 바로는 숨어서 울다 할머니를 몰래 보게 되는데, 자기보다 더 예뻐한다고 생각했던 돼지를 찾는 게 아니라 손자 걱정을 하시는 울음 섞인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어린 바로는 그제야 할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지요.

  도시에 사는 바로와 시골에 사는 할머니는 서로 만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시골 생활환경이 좋지 않으니 바로의 엄마는 바로를 할머니 댁에 보내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방학 동안 학원을 못 다니는 것도 마음에 걸려 하지요. 할머니와 열 살 바로는 서로 정을 붙일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서로 소통하는 방법이 서툴고 자꾸만 탈이 납니다. 콩을 싫어하는 손자에게 아끼던 귀한 쥐눈이콩을 가득 넣어 밥을 해주시는 것이 할머니의 사랑이라는 것을 바로는 알 수가 없었겠지요.

  조손 가정의 지혜와 아버지가 아파 병원에 오게 된 정빈이도 마음을 안타깝게 합니다. 바로와 지혜를 이간질하는 어린 정빈이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말이예요. 어쩔 수 없이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마을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잘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오해가 풀리고 이제 시골생활이 즐거워지려는데 바로의 아빠가 데리러 오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빈이가 당분간 바로의 할머니 댁에 머무르게 되자 바로는 서운하고 샘이 나기도 합니다. 바로는 까만 콩에 염소똥을 섞어 놓습니다. 정빈이가 한 것처럼 꾸미려는 바로의 완전범죄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뒷이야기가 참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다음 기회에 다시 시 만난 할머니와 바로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도 해보고요. 내리사랑이라는데,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을 듬뿍 느끼며 자라면 좋겠습니다.

  콩이 웃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콩순을 딴다는 할머니 말에 ‘아빠도 웃자랄까봐 어릴 때 할머니가 순을 따줬나?’라고 생각하는 바로. 작가님의 재치와 유머로 즐겁게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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