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방학이 시작, 하지만 맞벌이에 중국 출장까지 잡힌 부모님은 바로의 거취문제로 옥신각신합니다. 아빠는 시골 할머니 댁에, 엄마는 이모네로 보내고 싶어 하지만 바로는 할머니댁을 선택합니다.

바로가 할머니를 좋아하느냐고요?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모네로 가면 원어민 영어 과외를 받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바로의 시골 은 무엇하나 평탄하지가 않습니다.

  손자가 왔다고 귀한 쥐눈이콩을 잔뜩 넣고 밥을 하시는 할머니와 콩을 싫어하는 바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치게 되지요. 이 책에는 폭탄머리 할머니와 할머니의 손녀 지혜, 정빈이가 등장하는데 다들 바로와 할머니 사이가 멀어지는데 한 몫합니다. 오죽하면 서로 가짜 할머니, 가짜 손자라고 생각할까요.

  낯선 시골에서 혼자가 되어버린 바로, 급기야 ‘돼지사건’이 터지면서 바로는 무릎이 다치고 집을 뛰쳐 나옵니다. 서러움에 복받친 바로는 숨어서 울다 할머니를 몰래 보게 되는데, 자기보다 더 예뻐한다고 생각했던 돼지를 찾는 게 아니라 손자 걱정을 하시는 울음 섞인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어린 바로는 그제야 할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지요.

  도시에 사는 바로와 시골에 사는 할머니는 서로 만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시골 생활환경이 좋지 않으니 바로의 엄마는 바로를 할머니 댁에 보내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방학 동안 학원을 못 다니는 것도 마음에 걸려 하지요. 할머니와 열 살 바로는 서로 정을 붙일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서로 소통하는 방법이 서툴고 자꾸만 탈이 납니다. 콩을 싫어하는 손자에게 아끼던 귀한 쥐눈이콩을 가득 넣어 밥을 해주시는 것이 할머니의 사랑이라는 것을 바로는 알 수가 없었겠지요.

  조손 가정의 지혜와 아버지가 아파 병원에 오게 된 정빈이도 마음을 안타깝게 합니다. 바로와 지혜를 이간질하는 어린 정빈이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말이예요. 어쩔 수 없이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마을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잘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오해가 풀리고 이제 시골생활이 즐거워지려는데 바로의 아빠가 데리러 오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빈이가 당분간 바로의 할머니 댁에 머무르게 되자 바로는 서운하고 샘이 나기도 합니다. 바로는 까만 콩에 염소똥을 섞어 놓습니다. 정빈이가 한 것처럼 꾸미려는 바로의 완전범죄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뒷이야기가 참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다음 기회에 다시 시 만난 할머니와 바로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도 해보고요. 내리사랑이라는데,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을 듬뿍 느끼며 자라면 좋겠습니다.

  콩이 웃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콩순을 딴다는 할머니 말에 ‘아빠도 웃자랄까봐 어릴 때 할머니가 순을 따줬나?’라고 생각하는 바로. 작가님의 재치와 유머로 즐겁게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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