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된 프랭키 친환경 참살이 그림책 프랭키와 친구들
리퀴드 브레인 글.그림 / 거북이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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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곱 살 아이가 [쌀이 된 프랭키] 앞표지를 보며 아는체를 하며 반가워합니다.

저에게는 생소한 캐릭터인데 아이는 본 적이 있다고 하네요.

어쩌다 프랭키가 쌀이 되었을까요? 

이러다 먹히는건 아닌지, 프랭키의 모험이 궁금해집니다.

 

프랭키는 호기심 많은 꼬마 곰이에요.

꼬마 도깨비 친구들 뚜, 쿠앙, 퐁과 밥을 먹는데 식탁앞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어요.

하나 남은 반찬을 먹어버리고는 메롱을 하고, 친구 얼굴에 밥풀이 붙었다며 놀려대고

급기야 프랭키는 숟가락 가득 밥을 떠서 새총을 쏘듯 쿠앙 얼굴에 튕기기도 했어요.

그리고 결국 바닥에 떨어진 밥알을 밟고 넘어져 정신을 잃었지요.

 

벼가 익어가는 황금벌판에 떨어진 프랭키. 쌀알들은 프랭키에게 노란 껍질을 입혀 벼 이삭에 매달았어요. 그 때 뚜가 나타나 프랭키가 달린 벼를 싹둑 잘라 밥을 하기 시작했어요. 쌀알들은 누군가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며 으쓱해 하는데 프랭키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둘째 아이는 유독 유치원에서 밥 먹는걸 힘들어했어요.

작년 여섯 살 땐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슬쩍슬쩍 책상 밑으로 버리더라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은 적도 있어요. 밥 먹는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 등원자체를 거부하니 저는 그냥 남겨도 된다고 말하곤 했는데 밥을 버리다니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나요. 음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우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요.

 

제 친정부모님은 지금은 연로하셔서 쌀농사를 지으지 않으시지만, 어렸을 때 논이 많은 시골에서 자란 탓에 해마다 모심기, 타작하는 풍경을 자연스레 볼 수 있었어요. 태풍이 올 때면 벼가 쓰러진 논에 들어가 하나하나 다시 세우시고 이삭들을 주우시던 어른들을 보며 굳이 배우지 않아도 쌀 한줌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아이가 다섯 살 때 여름의 푸른 논을 보며 “파가 왜 이렇게 많아?”말해 웃은 적이 있었는데, 올해는 모가 심기고 자라고 수확하기까지의 모습을 꼭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프랭키가 아찔한 모험을 하며 밥이 장난감이 아닌 음식이라는 걸 알게 되고 쌀의 고마움을 느낀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음식의 소중함을 알고 좋은 식습관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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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 새싹 인물전 55
유은실 지음, 서영아 그림 / 비룡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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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인구달 나와!”

티비를 보던 아이가 소리를 지릅니다. 

새싹인물전으로 만난 제인구달, 연신 재밌다며 읽어내려가더니 티비에서 만나 반가웠나 봅니다.



 

이야기는 제인구달의 어렸을 적 에피소드와 그림으로 흥미롭게 시작됩니다. 아이가 없어져 경찰에 신고하려던 순간 아이는 지푸라기 투성이가 되어 닭장에서 기어 나왔어요. 다섯 살 때 닭이 알을 낳는 것을 보기 위해 오랜 시간을 닭장에 숨어 본 것이 제인 구달의 첫 번째 동물 관찰이었다고 합니다.


제인 구달도 어렸을 때부터 독서광이었나봐요. 돌리틀 선생이야기, 정글 북, 샬롯의 거미줄 등 동물들이 나오는 책들은 무엇이든지 섭렵했다고 해요. 그 중에서도 타잔을 읽으며 타잔처럼 아프리카에서 살거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엄마들이 바라는 것이 이런 모습 아닐까요. 제인 구달처럼 책 속에서 꿈을 찾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꿈에 가까이 다가간다는 건 참 의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제인 구달이 처음부터 동물과 관련된 직업을 가졌던 것 아니었어요. 학교를 졸업한 후 병원에서 타자치는 일을 하고, 영화 만드는 곳에서도 일을 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단 한 번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그리고 드디어 스물 세 살의 나이에 꿈에 그리던 아프리카에 닿았고, 우여곡절 끝에 침팬지 연구에 돌입하게 되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침팬지를 알아볼 수 있게 되자 제인 구달은 침팬지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어떤 성과를 내고 책을 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침팬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인 구달은 드디어 초식 동물로 알려져 있던 침팬지가 고기를 먹는 모습을 발견하고 세상에 알렸어요. 또한 사람들만 가능한 줄 알았던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도 발견하게 되지요. 침팬지들은 진심으로 다가오는 제인 구달의 마음을 알아서인지 제인 구달의 캠프에까지 찾아가는 사이가 되었어요.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침팬지의 잔인성을 확인하는 등 고통스러운 순간도 있었지만, 침팬지 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고 합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사진으로 보는 제인 구달 이야기>가 실려 있어 제인 구달을 더 가까이 다가가 느낄 수 있고 뿌리와 새싹 운동을 소개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해 줍니다. 동물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는 우리 인간도 살아남기 힘들다고 하지요?산을 보면 터널을 뚫고 강을 보면 운하를 파고 땅을 보면 높은 건물 세우며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이면에 환경은 파괴되고 자연은 점점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음을 느껴요. 인간의 생존을 위한 제인 구달의 움직임과 노력에 우리도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작게나마 실천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새싹 인물전으로 만난 제인 구달.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고 쉽게 쓰여졌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전달해주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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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
마크 펫.게리 루빈스타인 지음, 노경실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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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하지 않는 아이 베아트리체의 아침 풍경입니다. 


깔끔하게 옷을 갈아 입은 베아트리체는 햄스터에게 먹이를 주고 남동생의 점심 도시락을 챙깁니다. 오늘 도시락은 땅콩버터와 잼을 바른 빵인데 똑같은 크기로 떠내어 바르지요. 식탁 벽에는 베아트리체의 신문기사가 자랑스레 걸려 있어요. 오늘 할 일을 적은 메모지와 우수한 성적의 성적표도 실수하지 않는 베아트리체를 설명해 줍니다. 집을 나서며 현관 앞에 장사진을 이룬 취재진들과 마주치는 일도 익숙해 보입니다.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의 명성이 대단하군요!

 

 

 

 

웬일인지 베아트리체의 얼굴이 어둡네요.


이 날은 베아트리체가 실수할 뻔한 일이 생겼거든요. 다행히 실수하지는 않았지만 실수할 뻔한 일이 계속 떠올라 하루종일 시무룩합니다. 얼음판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지만 넘어질까 두려워 그냥 집으로 돌아오지요.

 

 

오늘밤 공연을 앞두고 걱정하는 베아트리체에게 아빠가 말합니다.


“걱정 마. 너는 실수하지 않을거야.”


 

 

하지만 많은 사람앞에서 공연하던 베아트리체는 우스운 모습으로 생애 첫 실수를 하고 맙니다.

 

그런데 베아트리체가 웃습니다.


다음날 아침, 베아트리체는 모든 것이 변했어요.


매일 집앞으로 몰려들던 사람들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지만 베아트리체는 아이다운 웃음을 찾았습니다. 잼이 얼굴에 묻어도, 얼음판에서 엉덩방아를 찧어도 베아트리체는 즐겁게 웃습니다.


공연에서 물을 뒤집어쓰며 실수하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아..어떡해..'하는 탄식이 흘러 나왔어요. 스스로 실수를 허용하지 않으며 자라온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실과 슬픔일까 걱정이었거든요. 그런데 베아트리체가 웃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안심이 되었는지 몰라요. 그 웃음은 완벽해야만 한다는 스스로의 부담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타인의 기대와 시선으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웃음이었을거에요.


베아트리체가 왜 이토록 실수를 두려워하는 아이로 자랐을까 생각해보니, 아빠의 모습에서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수할까 걱정하는 아이에게 아빠는 "걱정마, 너는 실수하지 않을거야."말합니다. 짧은 아빠의 말 속에서 아이를 격려하거나 위로하는 대신 완벽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베아트리체는 약한모습을 숨기고 완벽주의자가 되어야만 했겠지요. 한발짝도 내딜 힘이 없는데 어거지로 그 길을 뛰어가며 아이가 참 힘들었겠다 싶습니다.


베아트리체의 모습에서 저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이는 남들 앞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 걸 싫어해요. 일곱살 때 유치원에서 발레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수업을 참관하던 유치원 선생님이 전해주신 말씀이 수업을 듣던 아이가 갑자기 자리에 앉더니 움직이지 않더랍니다. 다른 친구들은 잘 하는 것 같은데 자신은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는지 더 이상 따라하지 않기로 한 것이죠. 더 자라면서도 이런 모습은 여전했는데 최근에 의미있는 경험을 했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줄넘기인증시험을 봐야 했는데 맘처럼 되지 않자 아이는 다시는 줄넘기를 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올해 3학년이 되어서, 싫다는 아이를 설득해서 방과후 줄넘기를 시켰는데 두어달만에 아이는 반 줄넘기경기에서 여자아이 중 1등을 했답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줄을 넘던 아이였는데 그걸 잘 넘어섰다는 것이 저도 기뻤어요.


그 어떤 부모도 힘들고 외로운 완벽주의자 모습의 아이를 원하지는 않을거에요.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발전하고 그 속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잔디밭에 엎드려 책을 보고 있는 마지막 장면의 베아트리체의 모습에서 더 없는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오랫동안 포장되었던 모습에서 벗어나 자유로움과 안정감을 찾았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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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씨 뭐 하세요? 길벗어린이 저학년 책방 15
레너드 케슬러 글.그림, 서애경 옮김 / 길벗어린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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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열 살 아이는 책을 발견하자마자 후루룩 혼자서 읽고 저는 일곱 살 둘째와 같이 읽었어요. 

책표지를 보며 “누가 소나무씨일까?”물으니 칠을 하고 있는 아저씨를 가리킵니다.

다시 “소나무씨 뭐하세요?” 물어보니 아이가 대답하네요.

“물감칠하고 있어요.”

 

포도나무 길에는 작고 하얀 집 오십 채가 한 줄로 죽 있어요. 모두들 똑같은 집이었지요. 소나무씨는 집을 눈에 잘 띄도록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어요. 자신의 이름과도 잘 어울려 더욱 만족스러웠지요. 그런데 다음날 보니 소나무씨의 소나무를 칭찬하던 이웃들의 집에도 모두 소나무가 심어져 있었어요. 소나무씨는 소나무 옆에 떨기나무도 심어 보았지만 이내 곧 이웃들의 집도 같은 모습이 되어 버렸어요. 이번에는 보라색으로 집을 칠하기 시작하는 소나무씨, 소나무씨는 과연 소나무씨만의 개성 있는 집을 갖게 될까요?

 

[소나무씨 뭐하세요?]는 간결한 그림과 글로 저학년이 읽기에 ‘딱’일 뿐더러 유치원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도 부담이 없어 좋아요. 반복되는 구조로 다음의 내용을 짐작하는 재미가 있고, 마지막장면까지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기게 해 줍니다.

 

포도나무길의 똑같은 집 오십 채, 그리고 소나무씨 집의 변화를 따라하는 이웃들은 교실 안에 줄 맞춰 앉은 우리 아이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하루 일과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그 공간에서 아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이해되고 개성을 존중받기보다는 교육이라는 명목 아래 획일화되기 쉬운 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 그저 자리에 바르게 앉아 있는 아이,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 아이들은 인정과 칭찬을 받지요. 멀리가지 않고 저만 보더라도 가끔은 아이들의 튀는 행동들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행동거지뿐만 아니라 조금 다른 옷차림을 하려고 할 때도 설득하며 허용하지 않을 때도 있지요. 반복되는 이런 어른들의 요구와 압박이 소나무씨의 이웃들을 낳은 걸까요.

페인트 가게 들이대씨의 모습은 또 어떤가요. 보라색을 달라고 하는데도 초록색을, 빨간색을 골라 주고 심지어 하얀색을 권하기까지 합니다. 현재 집의 색깔이 하얀색인데 말이에요. 또 소나무씨가 보라색으로 페인트칠을 할 때는 왜 그리도 방해가 많은지요. 우리도 말로는 상대의 개성을 존중한다 하지만 그들만의 색깔을 인정해주려는 태도는 부족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자신만의 색을 지닌 소나무씨의 집이 더 의미있어 보입니다.

건강한 숲에는 여러 식물들이 섞여 산다고 하지요? 반드시 남들과 달라야 하고 튀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나의 참모습은 억누르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또한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의 여유와 관용도 필요할 것 같아요.

 

이 책은 1965년 첫 출간 이후 책이 절판되었다가 독자들의 요청으로 재출간, 그리고 올해 출간 50주년에 우리나라 어린이들과 인연이 닿은 거라고 하네요. 간결하지만 여러 생각거리를 주는 [소나무씨 뭐하세요?].  미국 어린이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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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
펩 몬세라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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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의 강렬한 색감 그리고 루빈스타인의 눈빛과 마주쳤다면 누구라도 이 그림책의 책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배길거에요.

 

루빈스타인의 눈은 보석처럼 빛나고 코는 조각처럼 오똑해요. 손은 새처럼 우아하고 섬세하고, 걷는 발은 춤을 추는 것 같지요. 루빈스타인은 예뻐요. 하지만 아무도 몰라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루빈스타인의 수염만 보기 때문이지요.

루빈스타인이 공원벤치에 앉아 비둘기 먹이를 주고 있을 때에도 저 멀리서 산책하는 남자, 유모차를 미는 여자, 줄넘기하는 아이도 놀란 표정으로 루빈스타인을 구경하듯 보고 있어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루빈스타인의 모습은 다정하고 예쁘지만 모두들 그녀의 수염만 보고 있지요. 파블로프만 빼고요!

루빈스타인의 옆에 다가와 앉은 남자는 루빈스타인의 작고 예쁜 발을 봅니다. 먹이를 주는 고운 손을 보았지요. 루빈스타인 역시 파블로프의 우아하게 다리를 꼰 모습과 지팡이를 잡고 있는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둘은 사랑에 빠집니다. 서로의 마음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빈 벤치가 쓸쓸하지 않고 이렇게 따뜻할 수도 있네요.


 

맨 처음 미리보기로 만난 루빈스타인의 수염은 헉~하고 놀랄만큼의 큰 반전이었어요. 그리고 머플러인 듯한 무언가로 무엇인가를 숨기는 듯한 파블로프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코가 길쭉할 것이다, 입이 비뚤어졌을 것이다 하며 마구마구 상상의 나래를 펼쳤는데 두 번째 반전역시 루비스타인의 수염 못지 않은 놀라움을 줍니다.

이들의 독특한 외모를 보면서 아이들이 깔깔깔 웃을 거라 예상했는데 일곱 살 둘째아이도 꽤 진중하게 보았어요. 그리고 책을 본 느낌을 이렇게 말했지요.


‘친구가 이상하게 생겼어도 놀리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 해요.’

큰 아이는 수염을 깎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자기같으면 겉모습을 바꾸려고 노력해보겠다고 하네요.

 

루빈스타인과 파블로프의 만남이 따뜻하고 아름답지만 저는 파블로프의 외모가 독특하지 않고 좀 더 평범한 모습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의 상처가 있는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끼리의 만남보다는(물론 결점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두 주인공의 독특한 외모가 극대화된 모습만 보았을 때) 파블로프가 평범한 모습이었다면 그 의미가 더욱 잘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책을 선물받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는 단 한번도 책장에 꽂히지 않고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보고 있답니다. ‘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가 정말 예뻐서요.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의 외모가 아니라 그 사람은 무엇을 보고 있는지, 그 사람의 손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사람의 입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잘 들여다봐야겠어요. 함부로 세상의 잣대를 휘둘러 소중한 것들을 놓치면 안되니까요.


북극곰 그림책들의 숨은 이야기를 보면 인연을 참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이 더 따뜻한걸까요. 다음 책이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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