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같은 것. 같잖고 우스워 갖다 버리려 해도 검은 옷에 들러붙는 하얀 먼지처럼 자꾸 따라와 날 성가시게 하는 지독한 감정. 무섭다 못해 지겨웠다. 너무 들러붙어 내가 곧 그것 같았다. - P103

a인간은 그런 종족이다. 사명감이나 책임감 같은 이상한 감정이 탑재되어 있다. 세상이 이렇게 망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편에는 이 재앙을 살인과 광기의 축제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내게는 책임감도 광기도 있다. 그 두 가지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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