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맞은편에서 흔들던 손, 눈곱을 떼주고 침을 닦아주던손, 추운 날 지퍼를 올려주던 손, "저기 은행나무 좀봐" 가리키던 손, "오늘 힘들었어?" 하며 잡아주던 손, 따뜻한 뺨, 안을 때 체온, 기댈 수 있는 어깨, 다독여주던 목소리. 감동은 항상 몸의 접촉에서 태어났어요. 인간의 몸은 타인에게 그런 의미가 있어요. 우리의 몸은 다른 사람의 몸을 지켜주고 싶어 해요. 우리가 사회적 존재가 아니라면 지금의 몸과 달랐을 것입니다. 타인의 몸이 없다면 우리 기억은 훨씬 빈약해졌을 거예요. - P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