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든 생산적인 사람으로 보여야 했다. 그러려면 얼떨결에 정해버린 PD라는 꿈을 이뤄야 했다. 더더욱 열심히 텔레비전을 봤다. 진로 계획이 구체적이어야 했을 고등학생 시절에도 그랬다. PD는 텔레비전을 원 없이 보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란 사실을 깨달은 건 이미 너무 많이 늦어버린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