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서 해 질 무렵의 빛을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저녁 여덟시가 지나도 사위가 좀체 어두워지지 않으니, 아직도 해가 저물지 않은 것인가 싶어 자꾸만 창밖을 내다보는것이다. 저녁 빛은 늦도록 떠나지 않는데, 밤은 참 빨리 찾아온다. 그럴 때면 "저녁의 벚꽃 오늘도 또 옛날이 되어버렸네"라는, 일본 시인 고바야시 잇사의 하이쿠가 떠오른다. 아직 저녁 빛이남았는가 싶지만, 그 빛은 금세 옛날의 빛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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